G마켓·SSG·11번가 등 '자율 적용' 합류
오픈마켓 판매자, 정확도·참여도가 관건
상품별 100g당 단위가격이 함께 표기된 화면. 사진=쿠팡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온라인 유통업계에 '투명성 바람'이 불고 있다. 오는 7일부터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오프라인 대형마트처럼 상품 용량과 규격에 따른 '단위가격 표시'가 의무화되면서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가격 비교 환경 개선이 동시에 추진된다. 정책 시행을 앞두고 주요 플랫폼들은 발 빠른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일 생활필수품에 대한 단위가격 표시제를 온라인으로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운영되던 제도를 온라인 플랫폼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본격 시행되는 이번 제도는 상품 가격을 100ml, 100g 등 일정 기준 단위로 환산해 함께 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적용 대상은 연간 거래 금액 10조원 이상인 온라인 쇼핑몰로, 현재 기준 쿠팡과 네이버의 ‘네이버플러스스토어’ 등이 해당한다.
대상 품목은 라면, 즉석밥, 김치 등 가공식품 76개를 비롯해 세제, 치약 등 일용잡화 35개, 삼겹살 등 신선식품을 포함한 총 114개다. 정부는 초기 혼선을 줄이기 위해 향후 6개월간 시범운영 및 계도기간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발표 직후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 2일 판매자 전용 사이트인 ‘윙(Wing)’을 통해 마켓플레이스와 로켓그로스(판매자 로켓)에 입점한 수십만 명의 판매자에게 "오는 7일부터 114개 품목에 대한 단위 가격 표시가 의무화되니 적극 협조해달라"고 긴급 공지했다.
기존 로켓배송 상품 중심으로 운영하던 단위가격 표시를 오픈마켓 판매자까지 확대한 것이다.
쿠팡 관계자는 "판매자가 용량과 수량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단위가격이 산출되도록 시스템을 개편했다"며 "정확한 상품 정보 제공은 최근 화두인 물가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 역시 네이버플러스스토어를 중심으로 관련 제도 적용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의무 적용 기준인 거래액 10조원에는 미치지 않지만 주요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이미 유사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G마켓, 11번가, SSG닷컴, 롯데온 등은 주요 카테고리응 중심으로 단위가격 노출 시스템을 운영해왔으며, 이번 제도 시행에 맞춰 관리 품목을 확대하고 데이터 정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플랫폼 간 가격 비교 환경을 한층 정교하게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유지하거나 인상하는 '슈링크플레이션' 문제를 완화하는 데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로 동일 상품이라도 묶음 구성에 따라 단위당 가격이 더 비싸지는 사례가 빈번했던 만큼 단위가격 표시는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돕는 장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번들 상품이 무조건 저렴하다는 인식이 소비를 왜곡해온 측면이 있다”며 “단위가격 표시가 정착되면 투명한 가격 경쟁이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핵심 변수는 '오픈마켓 판매자'의 참여 수준이다.
직매입 상품과 달리 오픈마켓 구조에서는 수십만 판매자가 개별적으로 상품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만큼 관리·감독의 한계가 존재한다. 상품 구성과 용량이 다양한 번들 상품의 경우 정확한 단위가격 산정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수천만개의 상품이 등록되는 오픈마켓 환경에서 판매자가 용량 데이터를 오기입할 경우 발생하는 '정보 왜곡' 문제도 과제로 꼽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차원의 시스템 구축은 가능하지만 결국 판매자가 정확한 데이터를 입력해야 제도가 작동한다"며 "시행 초기 쏟아질 수 있는 데이터 오류를 어떻게 필터링하고 관리하느냐가 제도의 신뢰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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