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제공한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이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2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같은 날 증인으로 출석하는 명태균씨.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심리 중인 항소심 재판부가 증인으로 출석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과 달리 오 시장이 자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물었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는 2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의 항소심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는 핵심 증인인 명 씨가 출석했다. 재판부는 명 씨가 윤 전 대통령의 ‘무상 여론조사 수수’ 사건과 오 시장 사건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증인은 윤석열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는 윤석열 측으로부터 여론조사를 의뢰받은 적이 없고 비용에 관해서도 서로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이 사건에서는 오세훈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에 관한 이야기도 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건에서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이유를 물었다. 이는 유무죄를 가를 핵심 쟁점인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 여부와 관련해 명 씨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에 명 씨는 당시 윤 전 대통령과 오 시장의 처지가 달랐다고 주장했다. 명 씨는 “윤석열은 이미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던 인물이었지만, 오세훈에게는 내가 동아줄이었다”고 말했다. 정치적 공백으로 입지가 취약했던 당시 오 시장으로서는 자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 명 씨와 협의해 여론조사를 실시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달 공소사실에 기재된 여론조사 10회 가운데 5회가 오 시장 측의 의뢰로 진행됐다고 판단했다. 여론조사 비용 2100만 원은 오 시장의 후원자인 사업가 김 모 씨가 대신 납부했다고 봤다. 이에 재판부는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상 당선무효형에 해당해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는다.
명 씨는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총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으나 최근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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