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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오늘증시] 중동전쟁 '장기전' 공포… 코스피, 방어선 잃고 사이드카

한지영, 이성훈 연구원은 "주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추가로 상향될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외국인 수급 여건을 호전시킬 수 있는 재료라는 점에서 중요도를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오늘증시] 중동전쟁 '장기전' 공포… 코스피, 방어선 잃고 사이드카

개장 18분만 매도 사이드카 발동

외인·기관 1조7천억 던지며 패닉

美 S&P·나스닥 4주 연속 하락세

골드만 “유가 150달러 넘길 수도”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내 증시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장 초반부터 낙폭이 빠르게 확대되며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변동성이 재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 사이드카 발동…코스피 5%대 급락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8분 23초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지난 9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되는 조치다. 발동 당시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4.10포인트(5.11%) 내린 818.45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9시 33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01% 하락한 5491.69를 나타내고 있다. 개인이 1조 6964억 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531억 원, 7989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는 흐름이다.

주말 사이 중동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며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지상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미 CBS는 미국 국방부가 지상군 파병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진행해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숙고 중이라고 전했다.

지정학적 변수가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국내 증시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양상이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걸프만의 화물선 [사진=연합뉴스]

■ 증권가 “국장, 외부 변수 민감도 여전히 높아”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글로벌 변수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지영,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증시에 상징성이 높은 미국 증시가 장기 추세 이탈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주식시장 할인율의 대용치인 미국 10년물 금리의 상승세가 지속될수록, 국내 증시도 그 외부 충격에 저항력을 갖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라고 말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도는 점차 완화되는 흐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되는 와중에 외국인의 현물시장에서의 매도세는 점점 약해지는 추세”라며 “최근 4주간 외국인의 코스피 현물시장 순매도 규모는 -11조 8000억 원 → -7조 원 → -6조 2000억 원 → -4조 7000억 원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매도 물량을 받아주는 주체는 개인투자자가 거의 유일한 상황”이라며 “외국인 자금이 이동하기 위해서는 유가 또는 환율이 방향을 바꾼 이후 추세가 유지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수급을 끌어들일 변수로 반도체 업종 이익 전망도 꼽힌다. 한지영, 이성훈 연구원은 “주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추가로 상향될지 여부가 관건”이라며 “외국인 수급 여건을 호전시킬 수 있는 재료라는 점에서 중요도를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와 미국 경기사이클 간 상관관계 그래프 [출처=iM증권]

■ 美 증시 하락…유가 한 달 새 55% 급등

지난 주말 뉴욕증시 역시 중동 리스크와 유가 급등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20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0.96% 하락한 4만 5577.47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51% 내린 6506.48, 나스닥 지수는 2.01% 급락한 2만 1647.61을 기록했다. 주요 지수는 4주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으며 나스닥과 S&P500은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며 장기 추세 훼손 우려가 커졌다.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엔비디아(-3.28%), 테슬라(-3.25%), 메타(-2.15%) 등 주요 종목이 동반 하락했고, 슈퍼마이크로는 관련 이슈로 33%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장 부담을 키웠다. 브렌트유는 112.19달러로 3.3% 상승했고 4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98.32달러로 2.27% 올랐다. 최근 한 달 상승률은 55%, 올해 들어서는 84% 급등한 수준이다.

CNN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1개월에서 6개월까지 봉쇄할 수 있다”고 보도했으며,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과거 최고치인 15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유 소비 절감을 권고하며 에너지 수급 불안을 경고했다.

유가 급등이 이어질 경우 경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간 전쟁이 에너지 전쟁화되면서 고유가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문제는 고유가발 경기침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 사태발 고유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큰 악재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며 “4월까지 사태가 지속된다면 에너지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압력 확산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 리스크와 유가 급등, 미국 증시 약세가 맞물리며 국내 증시는 다시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변수에 따라 방향성이 좌우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유가와 수급 안정 여부가 향후 반등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늘경제 안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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