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총파업 예고…”영업이익 걸맞게 직원에 정당한 보상 있어야”
사측,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업계 최고 수준 보상안 제안”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조합원들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놓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역대급 실적에 걸맞은 보상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반면 사측은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시장에선 총파업에 따른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와 과도한 성과급이 초래할 주주 이익 침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 단일 최대 노동조합인 초기업노조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과반노조 및 근로자대표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조합원은 과반수 기준인 6만4,000여명을 넘어선 7만5,000여명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제 더 이상 회사가 일방적으로 운영해온 노사협의회가 근로자를 대표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오직 초기업노동조합만이 12만8,000명의 삼성전자 직원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3만~4만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결기대회에 이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18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을 때 설비 백업을 고려하면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회사 측에 있을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올해 예상되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약 300조원임을 감안하면 파업으로 하루 약 1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재용 회장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도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총파업 예고에 맞서 전날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회사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엄청난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판단에서다. 사측은 반도체 사업장과 설비는 법령으로 정한 국가 핵심 기술이자 국가 첨단 전략기술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므로 '위법한 쟁의행위'인 파업을 막아달라는 주장이다. 파업으로 AMD, 엔비디아 등 기존 거래업체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할 경우 고객을 상실할 위험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갈등의 해결을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수준을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사측은 국내 1위를 달성할 경우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용하고 메모리사업부에는 경쟁사 이상의 대우를 보장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성과급은 평균 연봉의 600%에 해당하는 5억4,000만원에 이른다.
시장에선 글로벌 반도체전쟁이 치열해지는 와중에 벌어진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선언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다음달 파업이 현실화해 생산 차질이 빚어진다면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탔던 삼성전자의 경쟁력 약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노조의 단체행동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지만 이번 갈등이 글로벌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되지 않도록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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