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미래 주거·초고층·정비사업 '삼각 진화'
| 스마트비즈 = 최형호 기자 | 국내 건설업계가 인공지능(AI), 초고층 기술, 정비사업 관리 역량을 축으로 한 '3대 혁신 경쟁'에 돌입했다. 주거 공간은 로봇과 결합한 미래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초고층 건설은 글로벌 기술 협업으로 고도화되며, 정비사업은 속도·투명성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 "로봇이 집 앞까지"···AI 아파트 시대 현실화
GS건설이 LG전자와 손잡고 '로봇 친화형 아파트' 구축에 나섰다. 양 사는 AI 홈 로봇을 실제 주거환경에 적용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아파트 설계 단계부터 로봇 이동을 전제로 한 인프라 구축에 착수했다.
핵심은 로봇이 단지 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구조다. 엘리베이터 연동 시스템, 전용 이동 동선, 충전 인프라 등이 초기 설계부터 반영된다. 이를 통해 로봇이 커뮤니티 시설과 세대를 오가며 배송·생활 지원 서비스를 수행하는 형태가 구현될 전망이다.
기술 기반은 LG전자의 AI 로봇 플랫폼 ‘클로이’와 자회사 베어로보틱스의 자율주행 기술이다. 단순 자동화 수준을 넘어 가전과 연동된 능동형 생활 비서 기능까지 결합되며, 주거 서비스의 개념 자체를 바꾸는 시도로 평가된다.
GS건설은 해당 모델을 성수전략정비구역을 시작으로 주요 도시정비사업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GS건설은 분양 마케팅에서도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생성형 AI 기반 영상 콘텐츠를 통해 입주 이후의 삶을 가상 체험 형태로 구현하며, 기존 '정보 전달형' 홍보에서 '경험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 대우건설, 정비사업 2조 돌파···수주 1위 질주
대우건설은 최근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연이어 승리하며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 2조원을 돌파했다. 총 5개 사업장에서 2조2000억원 규모를 확보하며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표 사업으로는 용인 기흥1구역 재건축이 꼽힌다. 해당 사업은 783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반도체 산업벨트와의 접근성과 GTX 개발 기대감이 맞물려 미래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서울 마포 성산 모아타운에서도 연속 수주에 성공하며 브랜드 타운 형성 가능성을 높였다. 저층 주거지 정비 모델인 모아타운 확산 흐름 속에서, 대우건설은 설계·조경·커뮤니티를 결합한 통합 개발 역량을 앞세워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 DL이앤씨 '압구정5구역' 초고층 기술 집결···글로벌 협업 본격화
DL이앤씨는 초고층 건설 기술 고도화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의 구조설계 기업 에이럽(ARUP), 오스트리아의 시공 기술 기업 도카(DOKA)와 협력해 압구정5구역에 세계 수준의 기술을 적용한다. 특히 AI 기반 생성형 설계 프로그램 ‘오바바쿠스(Ovabacus)’를 국내 주거 프로젝트 최초로 도입한다.
이 시스템은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구조 설계를 도출하는 기술로, 초고층 건축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자동 계측 기반 시공 기술과 자체 품질관리 시스템을 결합해 공정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압구정5구역은 글로벌 기술 융합형 초고층 주거의 상징적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 롯데건설, 20년 표류 '창동민자역사' 완공···"동북권 중심지 재편"
롯데건설은 장기간 중단됐던 창동민자역사를 복합시설로 완공했다. 2004년 착공 이후 10년 넘게 방치됐던 사업이 정상화되면서 서울 동북권 개발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쇼핑·문화·업무 기능을 결합한 복합몰로 조성되며, 향후 ‘서울아레나’ 등 대형 개발사업과 연계돼 지역 상권과 산업 구조를 동시에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GTX-C 등 광역 교통망 확충까지 더해지며 창동 일대는 기존 주거 중심지에서 복합 도시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 한미글로벌, 부산 삼익비치 재건축 PM 수주···초고층 관리 경쟁력 강화
한미글로벌은 부산 삼익비치 재건축 사업의 건설사업관리(PM)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3000가구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59층 초고층 랜드마크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일반 분양이 없는 1대1 재건축 구조인 만큼 사업성 관리와 비용 통제가 핵심이다.
한미글로벌은 설계 검토부터 공사비 분석, 일정 관리, 분쟁 조정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며 사업 효율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압구정·한남·올림픽선수촌 등 주요 정비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며 PM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 재건축 시장. 분당 양지마을, 신탁사와 결별···"사업 주도권 되찾기"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인 분당 양지마을은 한국토지신탁과의 업무협약을 해지하고 경쟁입찰로 전환했다. 신탁 수수료 협의 지연과 절차 혼선 등이 갈등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주민 투표에서 해지 찬성이 75%를 넘기며 사업 방식 전환이 확정됐고, 향후 투명한 경쟁입찰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는 신탁 방식 재건축의 한계와 주민 주도형 사업 확대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AI와 로봇은 주거 공간을 서비스 플랫폼으로 바꾸고, 글로벌 협업은 초고층 기술 경쟁을 가속화하며, 정비사업은 속도와 투명성을 둘러싼 새로운 경쟁 국면에 진입했다"며 "건설사 경쟁력은 '시공 능력'에서 '기술·서비스·사업관리'로 확장되고 있으며, 미래 주거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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