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Gbps 광검출기 국내 최초 개발
후면렌즈 집적형, 효율 향상·비용 절감
기업 우리로에 기술 이전 완료
ETRI 연구팀이 고화질 영화 5편을 1초만에 전송할 수 있는 핵심 소자를 개발했다. 사진 왼쪽부터 안신모 박사, 한영탁 박사(과제 책임자), 김덕준 박사.[사진= ETRI]
국내 연구진이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와 5G/6G 이동통신 인프라에 활용 가능한 200Gbps급 광검출기 소자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채널당 200Gbps급 광신호 처리가 가능한 광검출기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5GB 용량의 풀HD 영화를 1초에 5편 전송할 수 있는 수준의 초고속 데이터 수신 성능이다.
광검출기는 빛 신호를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핵심 반도체 부품이다. 인터넷 데이터는 광케이블을 통해 빛의 형태로 전달되는데, 광검출기는 빛 신호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볼 때도, AI가 대규모 연산을 처리할 때도 이 부품이 없으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없다.
연구진이 개발한 소자는 70GHz 이상의 대역폭과 0.75A/W 이상의 광응답도를 동시에 구현했다. 대역폭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의 '차선 수'에 해당하고, 광응답도는 빛 신호를 전기 신호로 얼마나 잘 변환하는지를 나타내는 효율 지표다. 크기는 0.5mm×0.4mm로 쌀알보다 작다.
현재 데이터센터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광검출기의 채널당 성능이 112Gbps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술은 데이터 처리 용량을 기존 대비 약 2배 향상시킨 것이다.
이번 기술은 '후면렌즈 집적형 구조'다. 칩 뒷면에 인듐인화물(InP) 재질의 볼록 렌즈를 하나로 붙여 넣은 방식으로, 빛을 모으는 별도 부품 없이도 광수신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 구조 덕분에 제조 공정이 단순해지고, 향후 800Gbps 및 1.6Tbps급 광모듈을 만들 때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설계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순수 국내 기술로 구현했다. 200Gbps급 광검출기는 전 세계적으로 소수 기업만 만들 수 있는 고난도 기술이다. ETRI는 인듐갈륨비소(InGaAs)라는 화합물 반도체 소재 기술과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핵심 원천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ETRI는 관련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으며, 국내 광부품 기업 우리로에 기술 이전을 완료했다. 해당 소자는 앞으로 AI 데이터센터 내부 네트워크용 광트랜시버 수신부에 적용될 예정이다. 광트랜시버는 빛 신호를 주고받는 송수신 장치로, 데이터센터의 서버들이 서로 대화할 때 쓰는 통신 모듈이다.
최근 AI·클라우드·OTT·VR/AR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라이트카운팅(LightCounting)에 따르면 글로벌 광트랜시버 시장 규모는 2019년 60억 달러에서 2026년 180억 달러로 세 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권용환 ETRI 광무선연구본부장은 "AI 데이터센터와 5G/6G 시장에 적용 가능한 핵심 광검출기 소자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국내 광부품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영탁 ETRI 광통신부품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공정 변수에 매우 민감한 화합물 광반도체 분야에서 핵심 원천기술 확보와 안정적인 파운드리 운영 역량을 동시에 갖춘 것이 이번 성과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지원하는 'Intra-DC 통신을 위한 1.6Tbps 광트랜시버용 광소자 부품 기술 개발' 과제의 결과물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최대 광통신 학술대회 OECC 2025에서 발표됐으며, 국제 학술지 Optics Express에도 게재됐다.
닫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