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박람회 인플루언서 교류투어
지난 18~20일 나주·영암·목포·광주서
문화·관광 체험…"직접 보는 건 달라"
왕인박사유적지 등 백제문화에 '귀 쫑긋'
인동주·떡갈비 맛보며 "이런 맛 처음"
지난 18일 영·호남 동서화합 문화예술관광박람회에 참여한 영호남 인플루언서 교류투어 참가자들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암 왕인박사유적지 일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찬 기자
“책에서만 보던 유물을 실제로 보니 감동이네요.”
지난 18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 국립나주박물관. 전시실에 들어선 참가자들은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유물 앞에 하나둘씩 발걸음을 멈췄다. 손에는 휴대전화와 카메라가 들려 있었고, 눈앞에 펼쳐진 전시물을 담기 위해 연신 셔터를 눌렀다.
이날 박물관을 찾은 이들은 ‘동서화합 영호남 문화예술관광박람회’의 일환으로 마련된 영호남 인플루언서 교류투어 참가자들이다. 올해 교류투어에는 총 85명이 참여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남광주의 주요 역사·문화 관광지를 둘러봤다.
지난 18일 영·호남 동서화합 문화예술관광박람회에 참여한 영호남 인플루언서 교류투어 참가자들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암 왕인박사유적지에 위치한 왕인문에 관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박찬 기자
해설사는 백제 전성기인 4~5세기에 제작된 동널의 특징과 당시 지배층의 무덤에서 발견되는 배경 등을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재촉했다. 단체 관람인 만큼 한곳에 오래 머물 수는 없었지만, 관심 있는 유물 앞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춰 사진을 찍고 서로 감상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대구에서 온 임후덕(53)씨는 “역사책에서만 보던 독널무덤을 실제로 보니 너무 감동적”이라며 “전라도 쪽 도자기 형태가 부드러운 편인데, 이런 특징을 역사적 흐름 속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어 보람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영·호남 동서화합 문화예술관광박람회에 참여한 영호남 인플루언서 교류투어 참가자들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영암 농업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다. 박찬 기자
나주에서 영암으로 이동한 뒤 찾은 왕인박사유적지와 구림한옥마을에서도 참가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왕인박사유적지에서는 백제시대 일본으로 건너가 학문과 문화를 전파한 왕인박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설명이 진행됐다. 구림한옥마을에서는 전통 가옥과 마을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며 전통문화가 현재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체험했다.
서울에서 온 신규진(54)씨는 “이날 오전 5시에 집을 나섰다. 피곤할 줄 알았는데 현장에 도착하니 해설사의 설명에 저절로 귀가 기울여졌다”며 “이런 유적지를 그냥 듣는 것과 직접 와서 보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 경북 안동에서 온 김혜경(45)씨도 “왕인박사처럼 매우 유명한 고대 인물에 대해 기존에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상세하게 알게 돼 좋았다”고 말했다.
농업박물관에서는 남도와 영남의 생활문화 차이를 직접 확인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기구와 주거 형태, 농경 방식 등을 살펴보며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남도의 생활상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지난 18일 영·호남 동서화합 문화예술관광박람회에 참여한 영호남 인플루언서 교류투어 참가자들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목포 갓바위를 관람하고 있다. 박찬 기자
경북 영천에서 아들과 함께 참가한 배주희(49)씨는 “경상도와는 술 만드는 법도 다르고 농사짓는 방법도 다르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지역마다 농사 방식뿐 아니라 미신이나 생활문화도 다른데 이런 것을 직접 볼 수 있어 재밌다”고 웃었다. 부산에서 온 강호남(70)씨는 옛 농촌 풍경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강씨는 “딸이 신청해서 오게 됐다”며 “어릴 때 할머니 집이 시골이었는데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고 회상했다.
관광지마다 이어진 촬영 열기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도 계속됐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참가자들은 젓가락을 들기보다 먼저 휴대전화를 꺼냈다. 테이블 위에 차려진 음식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가장 먹음직스러운 각도를 찾은 뒤 사진을 찍었다.
특히 신안 하의도 토속주인 ‘인동주’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인동주를 맛본 참가자들은 잔을 들어 향과 맛을 비교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한 참가자는 색다른 맛에 놀라며 “이런 막걸리 맛은 처음”이라며 잔을 다시 들여다봤고, 주변에서도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둘째 날인 19일에는 목포 해상케이블카에서 본격적인 관광 체험이 시작됐다. 케이블카가 바다 위를 가로지르자 참가자들의 카메라가 일제히 바깥을 향했다. 창밖으로 펼쳐진 목포의 바다와 도심, 고하도 풍경이 펼쳐지자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지난 19일 영·호남 동서화합 문화예술관광박람회에 참여한 영호남 인플루언서 교류투어 참가자들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목포근대역사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찬 기자
부산에서 온 김윤정(27)씨는 “태어나서 해상케이블카를 처음 타봤다”며 “목포 바다는 부산 바다와 또 다른 매력이 있더라.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만족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목포 근대역사문화관과 문화거리를 거쳐 광주로 이동했다. 광주에서는 옛 전남도청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을 찾았다.
대구에서 온 이진주(43)씨는 “ACC의 규모가 매우 크고 다양한 체험거리와 볼거리가 있어 놀랐다”며 “광주시민들이 큰 혜택을 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 부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간 구성에 관심을 보인 이들도 있었다. 한 참가자는 “옛 전남도청을 가리지 않기 위해 ACC 설계를 지하에 했다는 설명을 들으니 ‘보이지 않는 게 보인다’는 느낌”이라며 “건축물을 단순히 보는 것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알고 보는 것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날인 20일에는 남구 양림동 펭귄마을 등을 둘러보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