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영역 넓히는 러브버그, 비상걸린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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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5 7면
산림과학원, 29일까지 주 활동 예측
광명·하남시 출몰 민원 ‘자체 방역’
전문가 “일시 위생곤충 논의 필요”
24일 오전 인천 계양산 등산로에 러브버그를 잡기 위한 ‘끈끈이 트랩’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안양역 일대에서 로또 복권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75)씨의 하루 일과 중 추가된 일이 생겼다.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눈에 띌 때마다 파리채를 집어들어 잡아내는 것이다.
24일 오전 9시30분께 판매점에서 만난 김씨는 “오늘도 러브버그를 열댓 마리는 잡은 것 같다”며 “지난주쯤부터 러브버그가 너무 많이 보여서 감당이 안 된다. 점심쯤 되면 러브버그가 바닥에 쌓이는데 빗자루로 가게 밖으로 쓸어내고 있다. (아무리 해충이 아니라지만) 소독이나 다른 걸로 없앨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날은 국립산림과학원이 러브버그 활동 최성기라고 예측한 날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올해 러브버그 주요 활동 시기를 15~29일로 분석했다.
러브버그는 안양·성남·군포·수원 등 경기남부 지역과 구리·하남·남양주·동두천 등 경기북부 지역에서까지 발견되며 출몰 지역을 점차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그 중 안양시는 최근 등장한 ‘러브버그 지도’ 웹사이트에서 올해에만 614건의 제보가 들어온 곳이다. 제보 내용을 보면 한 시민이 “안양역 1번가부터 중앙시장 라인 상가에는 (러브버그가) 무조건 다 붙어있고 신호에 멈춰있으면 날아다니는 러브버그들과 술래잡기하는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산 밑에 위치해 있는 동네에선 러브버그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 관악산 근처인 비산3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유재신(64)씨도 “꼭대기 층에 살아서 그런지 테라스에 나가보면 시커먼 것들이 너무 많이 붙어있어서 보기에도 안좋고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도내 지자체에서는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방역에 나서기도 하고 있다. 안양시는 이번달 초께 관악산 일대에서 러브버그 유충을 제거하기 위한 친환경 미생물 방제제(BTI)를 살포했다. 광명시·하남시도 러브버그 출몰 민원이 들어온 지역을 중심으로 자체 방역에 나섰다.
다만 병해충이 아닌지라 민원이 들어오더라도 방제·방역보다는 ‘물 뿌리기’ 등 행동요령 안내에 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남시 관계자는 “유선 민원만 38건이 들어왔다. (이밖에 신문고 등) 민원을 다 합치면 50~60건 정도로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그렇지만) 러브버그만 지정해서 방역에 나가긴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기후변화로 러브버그가 출몰 반경을 넓히고 있는 만큼, 관리체계를 정립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러브버그에 화학 살충제를 사용해 퇴치하는 것은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러브버그는 생태계에서 분해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다”면서도 “러브버그가 도심에까지 내려오는 이유는 배기가스와 빛에 유인을 받기 때문이다. 러브버그로 시민들이 공포감·위화감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다면 대발생시 일시적으로 위생곤충으로 볼 수 있게 할건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영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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