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국내 증시가 상승 출발할 가능성이 커졌다.
간밤 뉴욕증시 역시 이란 전쟁 종전 기대감에 상승 마감하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실적 모멘텀이 맞물리며 코스피는 상승 탄력을 받을 전망이지만, 지정학적 변수에 따른 변동성 확대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3.03포인트(1.36%) 오른 5450.33에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조500억원, 1563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837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38포인트(1.54%) 내린 1047.37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4.58포인트(0.43%) 상승 출발해 1068.33을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 전환했다. 개인이 4264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56억원, 371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압박했다.
◆ 사상 최대 실적…1분기 만에 연간 이익 넘어섰다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 실적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으로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발표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인 매출 120조원, 영업이익 50조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매출은 전년 동기 79조1405억원 대비 68.06%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8000억원, 영업이익 20조1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조6853억원에서 755.01% 급증했다. 단일 분기 실적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넘어섰다.
이번 실적은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이다. 특히 분기 매출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가 실적을 견인한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이 50조원을 초과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은 전 분기 대비 6187%, 낸드는 4979%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출하량 증가가 제한적이더라도 가격 상승이 이를 상쇄하는 구조가 형성되며 실적 개선 효과가 확대됐다는 평가다.
AI 인프라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AI 데이터센터가 삼성전자 메모리 출하의 약 60%를 소화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빅테크 4사의 AI 설비투자가 1000조원 규모로 확대되며 수요 기반을 강화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역시 성장 축으로 부각된다. 삼성전자는 최신 HBM 공급 확대와 점유율 회복을 통해 고마진 구조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HBM4는 동작 속도 11.7Gbps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HBM 매출이 27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사업부별 온도차…파운드리 부담 속 모바일 선방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사업별 온도차가 나타났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수율 안정화 문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선단 공정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적자 축소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며, 1분기 비메모리 부문 적자는 1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다만 TSMC 생산능력 한계로 삼성전자가 대안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모바일경험(MX) 부문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5900만대로 예상된다. 비용 절감과 플래그십 모델 가격 인상 효과가 맞물리며 2조~4조원대 영업이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부담 요인이 확대됐다. 글로벌 소비 둔화와 경쟁 심화, 부품 가격 상승이 동시에 작용하며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디스플레이는 환율 효과와 OLED 수요로 3000억~4000억원대 이익이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시장 둔화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측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작성된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이라며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실제 실적과 차이가 발생할 수있다"고 밝혔다.
◆ 증시 상승 기대 속 변수는 여전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실적을 반영해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AI 기반 투자정보 서비스 에픽AI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555조1540억원, 영업이익은 227조367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대부분은 DS 부문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101조원 수준이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 들어 166조원, 197조원을 거쳐 227조원대로 상향됐다.
최근 한 달간 발표된 리포트에서는 모든 증권사가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으며 목표주가는 23만원에서 36만원 사이로 제시됐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3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는 오전 8시 기준 넥스트레이드에서 약 7%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협상 불확실성 잔존에도 반도체 중심의 미국 증시 강세와 실적 시즌 이후 이익 모멘텀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항승 출발할 전망"이라며 "장중에도 전쟁 뉴스가 유가 등락을 통해 증시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장중 매매 템포는 느리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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