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영업익 1% 이상’ 만 규정…최저기준만 두고 위원회가 최종 결정
빅테크는 개인성과 연동해 차등 지급…핵심인재에 수년간 주식 지급
TSMC 로고.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두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다. 투표권자 상당수가 반도체(DS) 부문 소속이라 가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업계와 학계의 시선은 우려로 가득하다.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으로 고정 지급하기로 한 조항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이익 고정 배분’ 제도가 고착화되면서, 안 그래도 위기론이 팽배한 K-반도체의 미래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 세계 어디도 없는 ‘이익 고정 배분’… SK하이닉스 이어 삼성까지 족쇄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와 반도체 경쟁사 중 영업이익의 특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해 일괄 지급하는 곳은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뿐이다.
시작은 SK하이닉스였다. 노조의 거센 압박에 밀려 ‘영업이익 10% 지급’을 제도화한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직원들에게 평균 1억 5000만 원(연봉 1억 원 기준)의 성과급을 안겼다. 최근 인공지능(AI) 호황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급증하면서, 내년 초에는 직원 1인당 무려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아 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에 자극받은 삼성전자 노조 역시 이번 임협에서 10.5%라는 고정 수치를 받아냈다.
◆ TSMC는 이사회가 결정, 美 빅테크는 까다로운 개인 평가
반면 글로벌 호황을 주도하는 해외 경쟁사들의 성과 보상 체계는 철저히 ‘기업의 미래’와 ‘개인의 능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는 성과급 재원 기준으로 ‘연간 영업이익의 최소 1% 이상’이라는 최저 기준만 정해두고 있다. 구체적인 지급 규모는 사외이사들이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그해 시장 상황과 인프라 투자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다. 철저하게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구조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더욱 엄격하다. 마이크론은 기술 성과와 비용 절감, 지속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하고, 인텔은 회사 매출뿐 아니라 수익성과 영업비용, 개인 성과를 다각도로 반영한다. 구글과 메타 역시 ‘나눠먹기식’ 일괄 지급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까다로운 개인별 인사평가 시스템을 통과해야만 보상이 따르는 구조다.
◆ “인재 묶어두는 주식 보상 체계 도입해야” 지적도
지급 방식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현금 만능주의’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미국 빅테크들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나 스톡옵션을 적극 활용한다. 핵심 인재들에게 수년에 걸쳐 주식을 나누어 줌으로써, 직원이 회사의 주가 상승과 장기 성과에 몰입하도록 유도하는 ‘윈-윈’ 전략이다. 인재의 이탈을 막는 방어벽 역할도 한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별도의 매매 제한이 없는 현금 위주의 보상을 고수하고 있다. 그나마 삼성전자가 이번 합의를 통해 특별성과급을 자사주로 지급하고 1~2년간 매각을 제한하는 ‘주식연동제도’를 도입한 것이 위안거리라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테크 전쟁은 1분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격전인데, 매년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으로 떼어주어야 한다면 미래 리스크에 대비한 대규모 자금 확보나 R&D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 현금 보상에 매몰된 국내 노사 문화가 결국 K-반도체의 발목을 잡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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