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5대 은행장들이 한꺼번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오승현 기자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5대 시중은행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금융권 해킹 사태와 가계대출 규제, 금리 운용 등을 놓고 전방위적인 질타를 받았다. 특히 해킹 사고에 대한 최고경영자(CEO)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차기 은행장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는 이환주 KB국민·정상혁 신한·이호성 하나·정진완 우리·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5대 은행장이 모두 출석한 것은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이들 모두 올해 말 임기가 만료돼 차기 은행장 선임을 앞두고 있다.
이날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정상혁 신한은행장에게 “고객정보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내부통제 관리가 미흡하면 연임을 논할 자격이 없다”며 연임 의사를 추궁했다. 정 행장은 거듭된 질문에 “고객들에게 송구하다. 당장 연임에 대해 생각은 안 해봤다”며 “피해자 구제와 재발 방지 대책에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은행의 정보보호 예산 축소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환주 행장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2년 대비 2025년 정보보호 예산이 줄어든 이유를 묻자 “2022년은 저희 금융기관들이 보통 10년에 한번 하는 차세대 빅뱅 방식의 프로젝트를 했다”며 “그 당시에 장비 여러 것들을 투자해 일회성으로 좀 늘어난 해여서 그걸 기준으로 보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규제를 둘러싼 질타도 이어졌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를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축소한 경위를 질의했다. 이환주 행장은 “지난해 (가계대출) 총량 한도를 위반한 페널티를 받아 한도가 줄었고, 주담대는 계약부터 잔금까지 약 3개월이 걸리는데 그 사이 한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면서 우대금리를 더 큰 폭으로 줄여 수익성을 보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6~8월 가산금리를 0.08%포인트 낮추는 동안 우대금리를 0.31%포인트 축소했다. 농협은행도 가산금리를 0.26%포인트 낮추면서 우대금리는 0.61%포인트 줄였다.
민 의원은 “은행법 개정 취지를 알고 있음에도 우대금리를 낮춘 것은 (소비자를) 기망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은행장들이 “별도로 내용을 파악해 보고하겠다”고 하자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우대금리 정책에 대해 모른다는 얘기인가. 그것도 모르고 은행장을 하신다는 건가”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잇따른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 추궁도 이어졌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은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105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 사고와 인도네시아 해외법인의 1076억 원 규모 금융사고를 지적했다. 정진완 행장은 “사고가 많이 나서 송구스럽다”며 “국내 내부통제는 거의 정비를 마쳤지만 해외 법인은 직원 파견 등에 어려움이 있었다. 사고 수습과 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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