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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역대급 엔저’ 여행보다 환전이 먼저

원·엔 환율이 100엔당 850원대까지 떨어지는 ‘역대급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본 여행 등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의 환전 손길이 바빠지고 있다.

‘역대급 엔저’ 여행보다 환전이 먼저

100엔당 860원 안팎 ‘엔테크 열풍’

4대 은행 환전액 전년比 36% ↑

경비 절약·차익에 개별여행 활짝

현지 경비 상승에 단체관광 울상

“미리 환전을 해야 하나….”

원·엔 환율이 100엔당 850원대까지 떨어지는 ‘역대급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본 여행 등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의 환전 손길이 바빠지고 있다.

내년 초 일본 교토 여행을 계획 중인 직장인 김수환(31)씨는 요즘 아침마다 환율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원·엔 환율이 저점 구간에 들어섰다는 소식을 접한 뒤, 100엔당 800원대 중반으로 떨어질 때마다 선불형 외화 카드(트래블카드)를 통해 수시로 1만~2만엔씩 환전을 해두고 있다.

김씨는 “어차피 내년에 떠날 여행이라 환율이 저점일 때 미리 사두면 여행 경비를 아낄 수 있다”며 “혹여 사정이 생겨 여행을 못 가더라도 나중에 엔화 가치가 올랐을 때 원화로 재환전하면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어 부담 없이 모으는 중”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최근 100엔당 860원선 안팎의 저점 구간에 있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일본 여행을 앞두고 미리 엔화를 환전해 두는 ‘엔테크’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7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서 원화를 엔화로 환전한 규모는 519억엔(약 4천4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1억엔)보다 3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업계는 여행용 환전뿐 아니라 향후 환율 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린 수요도 가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행업계 표정은 엇갈린다. 엔저 효과를 톡톡히 누리려는 개별 여행객(FIT)의 관심은 뜨겁지만, 현지 호텔비 상승이나 지진 등 자연재해 여파로 단체 관광 수요는 회복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개별 여행객 비율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는 엔저 호재와 9~10월 황금연휴 특수가 맞물리면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일본은 접근성이 좋아 엔저 이전부터 90%대의 높은 예약률을 지속해 왔다”며 “특히 9월과 10월 길어진 연휴 기간을 활용해 일본을 찾는 개별 여행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인천 지역 여행사들은 단체 관광 시장에서 엔저 특수를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본 현지 호텔비와 버스 대여료 등 체류 경비가 상승하면서 맞춤형 가격의 단체 패키지 상품을 마련하기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일본 규슈 지역 지진과 폭우 등 자연재해 소식이 전해지면서 패키지 예약이 취소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인천 한 여행사 관계자는 “개인 자유여행객은 부담이 덜하겠지만 단체 관광의 경우 엔저 착시 효과가 완충되는 경향이 있다”며 “엔저는 호재지만 현지 자연환경이나 기후 변수가 불안정해 선뜻 떠나지 못하는 심리도 작용한다. 당장 여행을 가기보다 일단 엔화를 쟁여두고 현지 상황이 안정되기를 기다리는 관망세도 단체 관광객들 사이에서 보이고 있다”고 했다.

/유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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