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공들 건너던 ‘뽕뽕다리’ 기억 품고…발산공원 생태숲 된다
1967년 공원 지정 후 59년 만에 복원…사업비 60억·보상비 272억 투입
핵심·완충구역 나눠 습지·탄소저감숲 조성…2028년 도심 생태거점 변신
2026년 09월 10일(목) 21:00
10일 울창한 숲이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사이에서 녹지대를 이루고 있는 전남광주시 서구 양동 일대 발산공원 전경.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도시공원으로 지정된 뒤 59년간 대부분이 텃밭과 훼손지로 남았던 전남광주시 서구 발산공원이 오는 2028년 생물서식숲과 습지를 갖춘 도심 생태거점으로 탈바꿈한다.
1960∼1970년대 전남·일신방직 여성노동자들의 삶터였던 발산마을의 기억도 공원 곳곳에 담긴다.
전남광주시는 10일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발산생태축 복원사업’<2025년 7월 30일 광주일보 2면> 계획을 고시했다.
사업 대상은 서구 양동 406번지 일원이다. 토지조서상 양동과 농성동에 걸친 142개 필지 가운데 9만4661㎡가 복원구역에 포함됐다. 발산공원 전체 면적 10만7047㎡의 88.4%에 해당한다.
발산공원은 지난 1967년 도시공원으로 지정됐지만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공원 조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장기간 경작지로 이용되거나 훼손된 채 남으면서 녹지가 단절되고 도심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남광주시는 이곳을 단순한 근린공원이 아닌 생물 서식과 탄소 흡수, 빗물 저장 기능을 갖춘 생태공간으로 복원한다.
복원사업비는 국비 42억원과 시비 18억원 등 60억원이며, 토지 보상비 272억원은 별도로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기본계획안은 사업지를 핵심·완충·협력구역으로 나눠 공간별 기능을 달리했다.
생태복원의 중심인 핵심구역에는 생물서식숲과 탄소저감숲, 습지가 들어선다. 기존 숲은 수목을 무조건 걷어내는 대신 단순한 식생 구조를 여러 층의 숲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훼손지에는 새 숲을 조성하고 빗물을 머금는 습지를 만들어 조류와 곤충의 서식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완충구역에는 생태학습관과 생태학습마당, 은행마루, 뽕뽕전망대가 배치된다.
기존 전망대와 게이트볼장, 주차장은 복원 공간과 연계해 활용한다.
앞서 실시한 생태조사에서는 발산공원에서 붉나무와 소나무, 편백, 아카시아나무 등 식물 50여종과 직박구리·참새·노랑턱멧새 등 조류 8종이 확인됐다.
전남광주시는 기존 생태자원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훼손된 서식지를 연결해 생물 다양성을 높일 방침이다.
발산마을은 과거 여성노동자들이 광주천의 ‘뽕뽕다리’를 건너 전남·일신방직으로 출퇴근하던 삶터다.
기본계획안에 포함된 뽕뽕전망대와 각종 체험·휴식공간에는 이들의 고된 노동과 삶을 기억하는 이야기가 담길 예정이다.
사업 기간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이다. 올해까지 기본·실시설계와 인허가 절차를 밟고 2027∼2028년 식생 복원과 생물서식공간·생태체험공간 조성 공사를 진행한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장기 미집행 공원 해소뿐 아니라 도심 열섬 완화와 빗물 관리, 생태교육 기능까지 맡는 생활권 녹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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