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 ㅣ 연합뉴스
미래에셋증권은 20일 엔비디아 GTC 2026을 두고 단일 GPU 중심 경쟁 구도가 끝나고 ‘AI 팩토리’ 시대가 본격화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한종목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 반도체 산업이 개별 칩 연산 속도 경쟁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추론 워크로드와 AI 에이전트 구동 효율이 수익을 좌우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엔비디아는 이번 행사에서 GPU, CPU, LPU 등 이기종 반도체를 결합한 통합 시스템을 제시했다. 루빈 GPU, 베라 CPU, 그리고 인수 기업 그로크 LPU 등 총 7개의 서로 다른 실리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고 이를 5개 랙 단위로 패키징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는 고객이 개별 칩을 구매해 조립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목적에 맞게 설계된 ‘지능 생산 공장’을 통째로 도입하는 형태로 산업 구조가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스템이 구현하는 핵심 경쟁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극단적 통합에 있다. 기존 GPU 기반 구조는 거대 언어 모델 디코드 단계에서 메모리 대역폭 한계와 전력 비효율 문제에 직면했지만, LPU를 결합한 구조에서는 동일 전력 대비 최대 35배 수준 토큰 처리 효율을 구현했다. 여기에 광 기반 패키징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병목까지 완화하며 시스템 전반의 효율을 끌어올렸다.
특히, 자체 추론 운영체제 ‘다이나모 OS’를 통해 복잡한 하드웨어 구조를 개발자에게서 완전히 숨긴 점도 주목된다. 개발자가 기존처럼 코드를 작성하면 시스템이 GPU, CPU, LPU로 작업을 자동 분배하는 구조로, 엔비디아 생태계에 대한 의존도를 한층 강화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의 확장도 본격화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기업용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통해 소프트웨어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팔란티어와의 협력을 통해 보안이 중요한 폐쇄망 환경까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동시에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AI 적용 범위가 기존 문서 처리와 영상 분석을 넘어 실제 물리적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의료 산업이 ‘ChatGPT 모먼트’를 맞고 있다”고 언급하며 산업 전반 변화를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주요 병원에서는 예측 AI 도입과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엔비디아는 이를 넘어 수술 로봇과 AI 모델을 결합한 새로운 영역까지 진입하고 있다. 로슈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메드트로닉 등 의료기기 기업들도 로봇 훈련과 검증에 엔비디아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AI가 스크린 기반 인지 노동을 넘어 실제 수술과 같은 물리적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이러한 성장 기대에도 불구하고 전력망 한계, 반도체 생산 능력 제약, 냉각 문제 등 물리적 한계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엔비디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까지 제시하며 연산 인프라 확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종목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단순한 반도체 기업을 넘어 지능을 생산하는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개별 칩의 성능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트리뷴=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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