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0주년 국제세미나서 400km/h 고속鐵·AI 기술 미래 청사진 제시
400km/h 고속철도 상용화 핵심 과제로 ‘에너지 저감 기술’ 부상
고속철도, 이동수단 넘어 국토 공간·경제 구조 바꾼다
철도 특화 AI ‘레일브레인’·디지털 트윈…철도 운영 패러다임 전환
中, 5G 기반 열차제어시스템·AI 융합…세계 최대 고속철도망 고도화 박차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17일 오후 서울 코엑스 그랜드컨퍼런스룸에서 ‘혁신 기술로 여는 철도, 대중교통의 미래’를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사공명)이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국제세미나를 열고 400km/h급 차세대 고속철도와 AI 혁신 기술을 중심으로 한 미래 철도 기술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철도연은 17일 오후 서울 코엑스 그랜드컨퍼런스룸에서 ‘혁신 기술로 여는 철도, 대중교통의 미래’를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철도 전문가 400여 명이 참석해 세계 철도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했다.
사공명 철도연 원장은 개회사에서 “우리 고속철도의 발전은 정부와 연구기관, 철도산업계가 함께 만들어낸 협력의 성과”라며 “지난 30년이 고속철도 기술 발전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30년은 국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교통기술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지선 국토부 2차관은 축사에서 “세계 철도는 기술 경쟁의 한가운데 서 있으며, 열차는 더 빠르게 달리고 에너지는 더 친환경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정부는 400km/h급 차세대 고속철도와 하이퍼튜브, 수소열차 등 혁신 기술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공명 철도연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기조강연에서 김태병 국토부 철도국장은 5차 철도망 계획을 통한 지역 주도 성장과 국가 균형 발전을 강조하며 KTX-SRT 통합, AI 기반 안전 시스템 도입, R&D 강화 등 주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장 즈팡(Zhang Zhifang) 중국철도과학연구원(CARS) 이사장은 지능형 변전 전력공급 시스템 개발로 전력공급 효율성이 향상됐으며, 신형 접속망 도입으로 설치·유지보수 효율이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위험 감지 및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극한 자연재해에도 신속 대응이 가능한 안전 인프라를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김태병 국토부 철도국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고속철도, 단순 교통수단 넘어 국토 공간 구조 전환
1부 세션에서는 고속철도가 이동 속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국토 공간 구조와 국민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논의됐다.
최성훈 철도연 철도차량본부장은 한국 고속철도의 기술 자립 과정과 미래 발전 방향을 소개하며 에너지 저감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고속철도는 300km/h에서 400km/h로 속도를 30% 높일 때 에너지 소비는 80% 이상 증가한다”며 “특히 300km/h 이상에서는 공기저항이 전체 저항의 90% 이상을 차지해 에너지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10여 년간 철도 전력 소비량은 6.3% 증가했지만, 전력 비용은 80%나 상승해 운영사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만큼, 차량 경량화·공력 저항 저감·첨단 추진 시스템 도입 등 에너지 효율 향상이 고속철도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최성훈 철도연 철도차량본부장이 '속도와 지속가능성으로 여는 고속철도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종학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이 '철도 속도가 만들어내는 공간의 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김종학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KTX가 단순히 물리적 거리를 단축하는 것을 넘어 국민의 생활권과 경제활동 범위를 크게 확장시켰다고 밝혔다. 실제 KTX 개통 이후 역 주변 활동 인구가 증가하고 신용카드 매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미래 고속철도는 400km/h급이 우리나라 국토 여건상 가장 적합하다”며 “고속철도망 확충과 속도 향상은 국가 경쟁력 제고와 지역 균형 발전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켈레 제수알디(Michele Gesualdi) 국제철도연맹(UIC) 고속철도 수석자문관은 전 세계 고속철도 네트워크가 최근 5년간 2만km 늘어나 2023년 기준 7만km에 달하며, 중국이 5만km 이상으로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르크 기공(Marc Guigon) MG 컨설트 대표는 프랑스 사례를 들어 고속철도가 일자리 창출과 도시 간 이동성 향상, 환경 보호 등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하면서도, 중소도시 공동화와 젠트리피케이션 등 부작용에 대한 세심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르크 기공(Marc Guigon) MG 컨설트 대표가 '고속철도가 공간 계획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AI, 철도 운영·계획 패러다임 전면 혁신
2부 세션에서는 인공지능(AI)을 철도 운영과 계획에 접목하는 최신 기술과 미래 전략이 집중 조명됐다.
김현기 철도연 철도교통AX본부장은 ‘철도 AX 비전 로드맵’을 통해 AI 기반 철도 디지털 전환 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기존 룰(Rule) 기반 시스템에서 생성형 언어모델(LLM)과 멀티 오케스트레이션 기술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철도 특화 AI 모델인 ‘레일브레인’ 개발과 디지털 트윈 기반 철도 인프라 관리, 무인 자동화 점검 로봇 등 혁신 기술을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AI와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체계가 철도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기 철도연 철도교통AX본부장이 '철도·교통의 미래를 위한 AI 전환(AX)'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손기민 중앙대 교수가 '철도 계획에서의 AI 에이전트: 새로운 역할과 미래 방향'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손기민 중앙대 교수는 AI가 교통수요 예측과 철도망 설계 등 복잡한 의사결정 영역까지 빠르게 진입하고 있지만, 전문가의 암묵적 지식과 경험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AI가 전문가의 역할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지만, 경험에 기반한 판단과 최적화 목표 설계는 여전히 인간 전문가의 몫”이라며 “AI 시대에도 전문가의 경험과 수학적 역량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 먀오(Zhang Miao) CARS 연구원은 중국의 지능형 열차제어시스템(CTCS) 기술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5G 기반 CTCS 레벨 3는 기존 GSM-R 대비 전송 속도가 약 1000배 증가하고 지연 시간도 90% 이상 단축돼 고속철도 운영의 신뢰성을 크게 높였다. 자동열차운전(ATO) 시스템은 자동 출발·정차·문 개폐 등 핵심 기능을 갖춰 안전성과 정시성, 에너지 효율성이 개선됐다.
장 연구원은 “AI, 빅데이터, IoT, 5G/6G, 클라우드 컴퓨팅 등 최신 정보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CTCS가 더욱 지능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먀오(Zhang Miao) CARS 연구원이 '중국 철도 지능형 열차운행제어시스템 기술 개발'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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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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