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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에너지 위기에 신규 원전 유치전 달아오른다... 울주·영덕·기장·경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맞춰 정부가 원전 지역에 막대한 지원금을 약속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에 따르면 2037년 가동...

에너지 위기에 신규 원전 유치전 달아오른다... 울주·영덕·기장·경주

대형 원전 2기 울주·영덕

차세대 SMR은 기장·경주

한수원, 6월 말 발표 예정

국내에서 원전이 가장 많은 경북 울진군 북면 부구리 한울원자력발전소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수급 위기가 커지면서 국내 원전 유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맞춰 정부가 원전 지역에 막대한 지원금을 약속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에 따르면 2037년 가동 목표인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부지 공모에 각각 울산 울주군과 경북 영덕군, 부산 기장군과 경북 경주시 등이 신청서를 냈다. 신규 원전 2기는 역대 33·34번째 원전이 된다.

대형 원전 유치전에 뛰어든 울주군은 한수원 부지를 이미 확보한 데다 새울 원전 유치 경험에 기반해 원전에 대한 주민 반발이 낮다. 손복락 신규 원전 유치 울주군 범대책위원회 추진위원장은 “타 후보지는 신규 송전철탑 건설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주민 설득 문제가 산적하지만 우리(울주)는 이미 기반시설이 구축돼 갈등 소지가 적다”며 “냉각수 관련 어촌계 동의와 보상이나 공유수면 협의까지 모두 해결돼 있어 ‘준비된 후보지’”라고 강조했다.

영덕군도 문재인 정부 때 백지화된 천지 원전 부지를 활용해 원전 유치 재도전에 나섰다. 지역 주민 86%가 원전 유치에 찬성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경북 지역을 휩쓴 대형 산불 피해 지역과 겹쳐 복구 비용 절감 차원에서 원전 재추진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광성 영덕 수소&원전추진연합회 위원장은 "원전 신청 지역이 산불로 모두 불에 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며 "과거 반대 의사를 보였던 군민 중 상당수도 이젠 원전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릴 정도로 주민들의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

기장군과 경주시는 국내 첫 SMR 유치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SMR은 대형 원전 출력의 2분의 1인 소형 원자로다.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해 공기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입지 제약도 적어 미래형 원전으로 불린다. 주변 산업단지 수요와 연계되거나 인프라가 잘 구축된 지역이 유치에 유리하다.

기장군은 과거 신고리 7·8호기 건설 예정지로 지정됐다가 취소된 지역을 SMR 부지로 접수했다. 해당 부지를 고리원자력발전소가 소유하고 있어 별도의 주민 이주 절차 없이 신속한 착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이후 확보된 기존 송전망의 여유 용량 역시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지난해 3월 초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마을에 24일 신규 원전 유치를 희망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영덕=김정혜 기자

경주시는 월성 원전 권역 인근 유휴부지(50만㎡)를 확보한 상태다. 인근에 국가 SMR 연구소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국내 최초로 SMR 국가산업단지를 조성 중이어서 연구개발과 실증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한수원 본사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수로해체기술원 등이 있어 연구부터 실증·제조·운영·사후 관리까지 전주기 산업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포항시에 있는 포스코에서 수소환원제철 공정에 필요한 고온의 열과 수소를 즉각 공급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한수원은 4개 지자체에 대한 부지 조사와 평가를 6월 25일까지 진행한 뒤 최종 부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형 원전은 2029년까지 행정 절차를 마친 뒤 2037~2038년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SMR은 2028년 표준설계인가와 2030년 건설 허가를 거쳐 2035년 가동에 들어간다. 원전을 유치한 지자체는 특별법에 따라 지역발전 지원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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