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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업계 만화경] 하이브, 새 비전에 '기술' 명시…엔터 플랫폼 전환 박차

하이브가 2024년 '하이브 2.0'을 통해 사업 구조를 음악·플랫폼·테크 기반 미래 성장 영역의 세 축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흐름과 일치한다. [사진 = 하이브 제공] 이번 새 미션·비전 공개는 하이브가...

[업계 만화경] 하이브, 새 비전에 '기술' 명시…엔터 플랫폼 전환 박차

[나이스경제 = 전지훈 기자] 하이브가 새 미션·비전과 기업이미지(CI)를 공개했다. 음악과 기술을 결합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을 새 지향점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브랜드 정비를 넘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성장 축을 음악 지식재산권(IP) 중심에서 플랫폼·기술 기반 사업모델로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13일 새 미션으로 ‘DISCOVER A NEW UNIVERSE, UNLOCK AN IMMERSIVE JOURNEY’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새 비전은 ‘음악과 기술에 기반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정리했다. 기존 미션인 ‘We believe in Music’은 음악 사업 부문에서 그 가치를 이어간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전사 비전에 ‘기술(Technology)’을 명시했다는 점이다. 하이브는 음악과 팬을 사업의 본질로 두면서도, 기술을 통해 팬 경험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엔터테인먼트 소비 방식을 확장하겠다는 의미도 담았다.

◇ 하이브 새 비전 핵심은 ‘기술’…음악 IP 넘어 플랫폼 사업모델 확장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기술은 팬 커뮤니티, 멤버십, 커머스, 콘텐츠 소비를 한 플랫폼 안에 묶는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이브가 2024년 ‘하이브 2.0’을 통해 사업 구조를 음악·플랫폼·테크 기반 미래 성장 영역의 세 축으로 재편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흐름과 일치한다.

이번 새 미션·비전 공개는 하이브가 추진해온 중장기 전략을 브랜드 체계로 재정리한 측면이 강하다. 하이브는 이번 개편이 자사의 사업 구조 확장과 중장기 성장 전략, 글로벌 IP 기업으로서의 방향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자료와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이번 개편은 하이브가 음악 IP 중심 사업을 넘어 팬 경험을 플랫폼 안에서 확장하려는 전략을 브랜드 체계로 구체화한 성격이 강하다. 글로벌 팬덤을 자체 플랫폼과 기술 기반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는 음반·공연 중심의 전통적 엔터 사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다만 기술 기반 플랫폼 전략이 성공하려면 수익화 설계가 팬 경험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플랫폼이 팬과 아티스트의 접점을 넓히는 수단이 아니라 과도한 사용료 부과 공간으로 인식될 경우, 팬덤 충성도가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기술 중심에도 사람 있어야”…팬 경험 설계 관건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나이스경제와의 통화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성공은 기술 자체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를 통한 구체적이고 밀도 높은 소통에서 출발했다”며 “기술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기술이 K팝의 팬 경험을 확장할 수는 있지만, 아티스트와 팬 사이 유대감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봤다. 그는 “콘서트에서 팬들이 만족감을 느끼는 이유도 결국 사람과의 구체적인 소통이 있기 때문”이라며 “기술을 강조하기보다 팬덤과 아티스트가 어떻게 함께 성장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팬덤 플랫폼 수익화에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김 평론가는 팬덤 플랫폼의 수익화가 과도해질 경우 팬 경험을 훼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플랫폼은 팬들이 원활하게 ‘덕질’을 할 수 있도록 존재해야 한다”며 “플랫폼 안에서 광고와 수익화가 앞서면 팬과 아티스트의 소통을 방해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가상 콘텐츠 등 기술적 대안이 실존 아티스트 IP를 대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가상 콘텐츠도 결국 실제 살아 있는 사람의 매력과 결합할 때 시너지가 난다”며 “K-pop에서는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 성장하는 서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하이브가 강조한 ‘몰입형 여정’이 기술 구현에 그쳐서는 안 되며,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를 심화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기술 비전이 기업가치로 이어지려면 ‘거버넌스 신뢰’도 필요

자본시장 관점에서는 지배구조 신뢰도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플랫폼 전략이 기업가치로 이어지려면 플랫폼 성과뿐 아니라 의사결정 구조의 독립성과 전문성도 확인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하이브의 기술·플랫폼 전환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회장은 “하이브는 다른 엔터테인먼트 회사보다 기술 접목을 선제적으로 해온 측면이 있다”며 “사업 연속성 측면에서는 기술 중심 플랫폼 전략이 맞는 방향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전략이 시장 신뢰로 연결되려면 이사회 독립성과 전문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봤다. 이 회장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이사회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엔터 전문 인사에 더해 금융이나 거버넌스, 자본시장 전문가도 영입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아이작 리, 케빈 메이어 이사 등 하이브의 글로벌 전문가 영입 흐름에 대해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창업주 영향력이 큰 기업 구조에서는 이사회가 실질적인 독립성을 갖추는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기술 비전이 성장 구호를 넘어 기업가치로 인정받으려면 플랫폼 성과와 거버넌스 개선이 함께 확인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 평을 종합하면 하이브가 새 비전으로 제시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 실제 기업가치로 연결될지는 플랫폼 수익화, 기술 기반 팬 경험 확장, 글로벌 IP 전략, 지배구조 신뢰 회복 등 후속 성과에 달렸다고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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