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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어제는 '두쫀쿠' 오늘은 '버터떡'…알고리즘이 집어삼킨 디저트 잔혹사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2020년 '크로플'은 약 1년간 인기를 유지했고, 이후 '탕후루'와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도 10개월 안팎의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딴판이다. 지난해 말 시장을 강타한...

어제는 '두쫀쿠' 오늘은 '버터떡'…알고리즘이 집어삼킨 디저트 잔혹사

버터떡 관련 유뷰트 숏폼 콘텐츠 갈무리. [직썰 DB]

[직썰 / 권성진 기자]  최근 국내 디저트 시장의 시계추가 유례없이 빨라졌다. 전국적인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봄동 비빔밥’이 반짝 인기를 끌더니, 이제는 ‘상하이 버터떡’이 그 자리를 꿰찼다. 불과 몇 주 단위로 주인공이 바뀌는 ‘초단기 유행’이 일상이 된 모습이다.

◇알고리즘이 띄운 ‘콘텐츠화된 디저트’

이 같은 변화의 핵심 동력은 SNS, 특히 ‘숏폼(Short-form)’ 콘텐츠다. 짧고 강렬한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확산하면 특정 메뉴는 순식간에 ‘반드시 경험해야 할 콘텐츠’로 부상한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제시한 ‘픽셀 라이프’처럼, 디지털 환경의 빠른 소비가 트렌드의 생성과 소멸을 동시에 앞당기는 구조다.

유통업계의 대응도 기민하다.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카페는 유행 주기에 맞춰 ‘선출시 후확산’ 전략을 구사하며 트렌드 선점 경쟁을 벌인다. 디저트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인증샷을 위한 소비재이자 일회성 콘텐츠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1년’에서 ‘2주’로…급격히 짧아진 유행 반기기

데이터는 유행의 수명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2020년 ‘크로플’은 약 1년간 인기를 유지했고, 이후 ‘탕후루’와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도 10개월 안팎의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딴판이다. 지난해 말 시장을 강타한 ‘두쫀쿠’는 불과 몇 달 만에 흔한 상품이 됐고, 뒤를 이은 ‘봄동 비빔밥’은 한 달 만에 검색량이 정점 대비 절반으로 급감했다. 유행의 ‘반감기’가 사실상 주 단위로 압축된 셈이다.

◇자영업자 비명…“안 팔자니 불안하고 팔자니 재고 걱정”

문제는 이 속도감을 감당해야 하는 자영업자의 리스크다. 유행 메뉴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변질됐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버터떡을 찾는 손님 때문에 계획에 없던 메뉴를 추가했다”며 “두쫀쿠 재료가 산더미처럼 남았지만, 최신 유행 아이템이 없으면 발길이 끊기니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단기 수요 쏠림은 원재료 가격 변동성도 키운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10일 찹쌀가루와 타피오카 전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6%, 37.5% 급증했다. 유행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비싸게 매입한 재고와 식어버린 관심만 남는 ‘승자의 저주’가 반복될 우려가 크다.

◇‘속도’보다 ‘지속 가능성’ 고민할 때

분명 긍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SNS 중심의 유행은 호기심을 자극해 단기적인 소비 심리를 끌어올리고, 이는 소상공인들에게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 다만 ‘알고리즘 기반 유행’이 과잉 소비와 시장 불확실성을 부추기기도 한다. 모방이 쉬운 메뉴일수록 공급이 쏟아져 희소성이 급락하고, 이는 다시 유행의 소멸을 재촉하는 악순환을 만든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SNS 중심의 유행이 소비 활성화에 기여하는 측면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자영업자들이 단기 유행에 매몰되기보다 고객의 재방문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장기적 경영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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