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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어떤 배터리 뜰지 모른다"···CATL發 '멀티 포트폴리오' 전쟁 개막

6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CATL은 최근 열린 베이징 '슈퍼 테크데이'에서 3세대 LFP 배터리 '선싱', 3세대 기린, 나트륨이온 배터리 '낙스트라(Naxtra)' 등 6개 신기술을 동시에 공개했다. 가오환 CATL...

"어떤 배터리 뜰지 모른다"···CATL發 '멀티 포트폴리오' 전쟁 개막

삼원계·전고체 확장으로 모든 수요 대응

압도적 재무 여력으로 기술 확장에 투자

韓 배터리 3사도 '포트폴리오 확대' 추진

"포트폴리오 전환이 중장기 경쟁력 좌우"

CATL 로고 /바이두 캡처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CATL이 특정 기술에 집중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모든 수요를 포괄하는 '멀티 포트폴리오'로 방향을 전환하며 산업 구조 재편에 불을 붙였다. 어떤 배터리 기술이 최종 승자가 될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서 특정 화학계 하나에 집중하기보다 다양한 기술을 동시에 확보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전략 축이 이동하고 있다.

'LFP 강자'로만 여겨지던 기업이 한국 업체들이 주도해온 삼원계·전고체 영역까지 포함한 전 기술 스펙트럼에 승부수를 띄우면서 국내 배터리 3사를 포함한 글로벌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CATL은 최근 열린 베이징 '슈퍼 테크데이'에서 3세대 LFP 배터리 '선싱', 3세대 기린, 나트륨이온 배터리 '낙스트라(Naxtra)' 등 6개 신기술을 동시에 공개했다. 가오환 CATL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역마다 소비자 요구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모든 수요에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충전 인프라 한계 속

시간 단축 경쟁 확대

이번 전략 전환의 핵심은 충전 속도와 신규 화학계 상용화다. 3세대 선싱 배터리는 1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을 3분 44초로 단축했다. 이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BYD가 지난달 선보인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10~90%, 9분)를 크게 앞서는 수준이다.

중국 우광증권 리서치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초고속 충전 경쟁'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4C 이상의 충전 배율이 향후 배터리 성능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업계에서 충전 배율(C-rate)은 배터리를 얼마나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일반적으로 4C는 이론상 약 15분 내 완전 충전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전기차 보급 속도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 확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간 단축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상용화도 이번 공세의 또 다른 핵심 축이다. 낙스트라는 175Wh/kg의 에너지 밀도와 영하 40도 작동 성능을 갖췄으며 2026년 말 본격 양산 예정이다. 중국 증권시보는 CATL이 나트륨이온 배터리 대량 양산을 가로막던 △극한 수분 제어 △하드카본 가스 발생 △알루미늄박 접착 △자생성 음극 대량 생산 등 핵심 공정 난제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CATL은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리튬 배터리의 대체제가 아닌 저가 차종과 ESS 등 특정 용도에서 상호 보완하는 포트폴리오 구성 요소로 접근하고 있다. 다양한 화학계와 배터리 형태를 동시에 확보할 경우 고객사 요구에 따라 맞춤형 제품을 폭넓게 공급할 수 있어 시장 대응력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압도적 수익 기반

대규모 R&D 투자 가능

CATL 션싱(Shenxing, 神行) 초충전 배터리 /바이두 캡처

이 같은 기술 공세의 배경에는 압도적인 재무 여력이 자리 잡고 있다. CATL의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722억 위안(약 15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수익성 둔화를 겪는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가 가능한 구조 역시 기술 확장의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CATL은 2024년 기준 2만 명 이상의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외 특허 출원은 4만3354건에 달한다. 해외 특허 출원량도 중국 기업 중 최상위권 수준이다.

한국 배터리 3사도 기술 다각화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특정 화학계나 폼팩터에 집중하던 기존 전략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배터리 시장이 전기차를 넘어 ESS, 휴머노이드, 도심항공교통(UAM) 등으로 세분화되면서 용도별 맞춤형 포트폴리오 확보가 사실상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저가형 LFP부터 하이니켈 삼원계, 전고체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 난징 공장에 나트륨이온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 삼성SDI는 ESS용 나트륨이온 배터리 양산 계획을 준비하는 한편 휴머노이드·UAM 등 차세대 시장을 겨냥한 전고체 배터리 브랜드 '솔리드스택'을 공개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SK온 역시 각형 온벤트 셀 기술 개발과 대면적 냉각(LSC)·액침냉각 등 열관리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시장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단일 전략 한계 노출

시장 대응력 중요해져

파나소닉 로고 /바이두 캡처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술 다각화가 이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시장 지배력은 빠르게 약화되는 흐름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합산 점유율은 16.9%로 전년(20.8%) 대비 하락했다.

단일 포트폴리오에 머문 기업의 쇠락은 이를 뒷받침한다. 파나소닉은 오랜 기간 삼원계·원통형 배터리 중심 전략을 유지하며 테슬라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이어왔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이 LFP 기반 저가형 전기차와 ESS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고객군과 제품 대응 범위를 충분히 넓히지 못했다. 실제로 SNE리서치 기준 파나소닉의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 순위는 2020년 3위에서 지난해 7위까지 하락했다.

결국 이번 경쟁의 본질은 특정 배터리 기술 경쟁을 넘어 산업 전략 자체의 변화에 가깝다. 과거처럼 하나의 화학계에 집중해 대량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식보다 다양한 기술을 동시에 확보하고 시장 변화에 맞춰 빠르게 대응하는 구조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대규모 R&D 투자가 가능한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멀티 포트폴리오 전략이 표준으로 자리 잡는 국면에서 자금력 격차가 곧 경쟁력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CATL 처럼 막대한 R&D 자금력을 갖춘 기업에 유리한 구조가 형성될 경우 수익성 회복이 과제인 한국 배터리 3사의 추격 부담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중심 전략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ESS, 방산, 로봇 등은 수요 변동성이 낮고 단가가 높은 시장"이라며 "단기 실적 개선은 쉽지 않겠지만 포트폴리오 전환이 중장기 경쟁력을 좌우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FP 배터리 =

리튬인산철을 양극재로 사용하는 배터리. 가격과 안정성이 강점이며 전기차·ESS 분야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4C 충전 =

배터리를 이론상 약 15분 내 완전 충전할 수 있는 수준의 고속 충전 성능을 의미한다.

ESS(Energy Storage System) =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안정화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김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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