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지역 기온이 41.4도까지 오른 31일 오후 양산시 물금읍 양산워터파크 분수대에서 시민이 물놀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경남 양산시의 기온이 41.4도까지 오르면서 국내 기상 관측 사상 최고기온 기록을 세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양산은 이날 오후 1시 40분에 41.4도를 기록했다. 근대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04년 이후 국내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기존 최고기온은 사상 최악의 더운 해로 불렸던 2018년 8월 1일 강원 홍천에서 기록한 41도다. 기상청은 전국 97개 관측소(ASOS)를 기준으로 기온 등의 순위를 집계한다.
양산은 이날까지 사흘 연속으로 40도를 돌파했다. 전날 기록한 40.3도는 역대 다섯 번째로 높은 기온이다. 2~4위는 모두 2018년 8월 1일에 홍천(41도)과 북춘천(40.6도), 경북 의성(40.4도)에서 관측됐다.
정근영 디자이너
2018년 8월 당시에도 경북 의성에서는 나흘간(1~4일) 폭염중대경보(최고기온 39도·체감 38도 이상) 수준의 극한폭염이 이어졌다. 하지만, 양산의 경우 25일부터 일주일째 폭염중대경보가 유지되는 등 강도와 지속기간 모두 2018년의 폭염을 뛰어넘었다.
전례 없는 폭염 불러온 3가지 이유
이렇게 경남 지역에 전례 없는 폭염이 나타난 건 한반도를 덮고 있는 두 고기압과 바람, 지형적 요인이 결합한 결과다. 우선 대기 상층의 티베트고기압은 하강기류를 만들어 구름 발생을 억제했고, 중·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은 남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를 계속 공급했다.
여기에 서풍 계열의 바람이 산맥을 넘으면서 가열돼 풍하 측인 경남에 뜨거운 공기를 불어 넣었다. 특히, 양산은 분지 지형이라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였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하는 더위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상청 폭염특이기상연구센터장인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비슷한 기상현상에도 40도를 넘는 고온이 나오는 배경은 기후변화와 함께 북태평양의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기 때문”이라며 “올해도 수온이 최고 수준을 유지하면서 우리나라 쪽으로 에너지와 열기를 수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말 이후 극한폭염 전국 확산…태풍 변수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된 31일 오후 대구 수성구 알파시티 주변 아스팔트 도로에 뜨거운 열기로 인해 물을 뿌려놓은 것처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스1
문제는 아직 7월 말이라는 것이다. 평년 기준으로도 기온이 가장 높은 시기는 8월 초·중순이다. 주말 이후에는 영남에 집중됐던 극한 폭염이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당분간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폭염의 절정은 다음 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다음 주부터 바람 방향이 서풍에서 동풍으로 바뀌면서 서울 등 수도권의 기온이 37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슈퍼태풍으로 발달한 제13호 태풍 ‘돌핀(DOLPHIN)’이 동풍을 강화해 더위의 강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강남영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수증기를 품은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어서면서 가열돼 서쪽 지역의 폭염을 가중시키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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