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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양대산맥’ 미·중 빠지니…메아리 없는 22개국 ‘AI 통제’ 선언

유럽·아프리카 등 전 세계 20여개국이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검증할 국제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은 동참하지 않았다.

‘양대산맥’ 미·중 빠지니…메아리 없는 22개국 ‘AI 통제’ 선언

유엔 총회 계기 ‘국제 감독 기구’ 설립 촉구…공동 안전 기준 요구

미·중, 정상회담서 개별 논의 예정…NYT “그들만의 게임 전락”

유럽·아프리카 등 전 세계 20여개국이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검증할 국제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은 동참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24일(현지시간)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주요 AI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동한 채 이 문제를 따로 논의할 예정이다. AI의 위험성은 인류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만, 미·중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제대로 된 발언권을 얻지 못하고 있다.

21일 핀란드·노르웨이·독일·캐나다·호주 등 22개국은 제81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를 계기로 “AI는 인간의 지시·감독 및 통제하에 있어야 하며, 전 세계적인 AI 감독 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선언문을 채택했다고 NBC가 보도했다.

이 나라들은 AI 기업들이 새 모델을 배포하기 전 독립적 기관으로부터 안전성 평가를 받아야 하며, 각국 정부는 공동 안전 기준을 마련해 자국 AI 모델을 평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유엔 회원국 주도로 AI 안전성 검증을 담당할 국제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2일 시작될 유엔총회에서도 AI는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AI 관련 별도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AI 거버넌스 비영리단체인 미래사회의 닉 모에스 사무총장은 “다양한 국가가 한자리에 모여 국제기구 설립을 촉구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AI 협력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AI 안전 규제의 핵심인 미·중은 선언문에 동참하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양자회담에서 AI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24일 백악관에서 열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만찬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도 동석한다.

뉴욕타임스는 AI 문제가 두 초강대국의 문제로 변질되면서 나머지 세계가 주변부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 카일 챈 연구원은 “AI는 트럼프와 시진핑, 두 사람이 하는 게임”이라며 “핵무기와 비슷하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았거나 보유할 가능성이 없다면 논의 방향을 정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전날 AI로 인한 안보 위협을 서로 경고할 수 있도록 하는 통보 체계 구축을 논의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 메커니즘을 “미·중 AI 대화”로 명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전부터 AI 안전성 기준을 만들려 해온 유엔은 이 문제에서 소외된 분위기다. 유엔은 AI 개발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구축하기 위해 2023년엔 자문기구, 2025년에는 국제 과학 패널을 구성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이 이러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유엔의 노력은 사실상 메아리 없는 외침에 그치고 있다.

AI 개발 속도전의 위험성을 모두 알면서도 상대방보다 뒤처질까 두려워 가속페달을 밟는 ‘죄수의 딜레마’를 극복하려면 유엔 등 독립적 국제기구의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중국은 자체 출범시킨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를 통해 AI 논의에서 국제적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국제 합의 구축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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