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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야전 침대 투혼···주당 40시간으론 세상 못 바꿔" 역전의 주역들 한...

AI 반도체 개발 등 미래 ICT 기술 발전과 연구원 성장에 기여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총리 표창 △김강호·정영준 책임연구원(인공지능컴퓨팅연구소) △윤성률·엄용성 책임연구원(인공지능창의연구소) △오성민...

"야전 침대 투혼···주당 40시간으론 세상 못 바꿔" 역전의 주역들 한...

1일 ETRI 7동 대강당서 기념식 가져

원로들의 소회에 현직 연구진들 감동 박수

양승택 전 장관 "TDX·CDMA 공기같은 인프라

ICT 최강국 만들었다는 자부심 가져라"

임주환 전 원장 "상용화까지 맡아서 진행하느라

가족과 저녁 못 먹는 날 대부분, 세상에 공짜는 없어"

임주환 전 원장은 TDX 성공까지 많은 연구진의 피와 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영상= 길애경 기자]

양승택 전 장관은 ETRI 후배연구진에게 자부심을 가지라고 말했다.[영상= 길애경 기자]

ETRI 창립 50주년과 TDX 개통 40주년 행사가 1일 ETRI 7동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TDX 개발 주역들이 참석해 당시를 소회하며 후배 연구진들의 감동 박수를 받았다. 사진 왼쪽부터 이윤주 전 부장, 박항구 전 단장, 류제명 차관, 양승택 전 차관, 임주환 전 원장, 박권철 전 본부장, 강병용 전 팀장, 송규섭 현 에이팩 대표.[사진= ETRI]

"TDX는 1가구 1전화를, CDMA는 1인 1전화를 완성했습니다. 인프라라서 사람들이 있는지 잘 못 느낍니다. 공기처럼요."(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

"수많은 직원들이 실험실에 야전침대 갖다 놓고 라면 끓여 먹어 가며 상용화를 해냈습니다. 주당 40시간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임주환 전 ETRI 원장)

1일 오전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본원 7동 대강당에서 창립 50주년·전전자교환기(TDX) 개통 4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에는 역대 기관장, TDX개발 유공자,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현직 연구자 등이 참석해 강당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자리는 80대, 70대의 TDX 개통 40주년 공로감사패 수상자 11인(참석 7인)에게 참석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특히 당시를 소회하는 TDX주역들의 소감에 후배 연구진들이 감사와 감격의 박수를 보냈다. TDX-1 1호기의 실제 핵심 회로기판(PCB)을 가공해 붙여 제작한 감사패로 의미를 더했다.

TDX 개통 40주년 공로상은 △양승택 전 정통부장관·전 TDX개발단장 △임주환 전 ETRI 원장·전 교환전송연구소장 △박항구 소암시스텔 회장·전 TDX개발단장 △천유식 한국머털테크 대표이사·전 TDX개발단 부장 △유완영 전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한기철 전 ETRI 소장·전 TDX개발단 실장 △이헌 전 ETRI 부장 △이윤주 전 ETRI 부장 △박권철 전 ETRI 본부장·전 TDX개발단원 △송규섭 에이팩 대표이사 △강병용 전 ETRI 팀장이 받았다.

◇ IT 강국 초석, TDX 개발 주역들 한자리

TDX는 우리나라에 1가구 1전화 시대를 열어준 기술이다. 1970~80년대 초등학교에서는 가정 조사 때 "집에 전화기 있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라는 질문이 빠지지 않았다. 전화기는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다. 매매가 가능한 백색전화기는 서민주택 한 채 값과 맞먹었다. 1961년 12만 대이던 가입전화 수는 1970년 50만 대, 1975년 100만 대, 1976년 139만 대로 급증했다. 그러나 전화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1978년에는 60만 건 안팎의 전화 적체가 발생했다.

1976년 9월 정부는 체신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전자통신개발추진위원회(TDTF)를 구성하고 전자교환기 도입을 결정, 12월 디지털 전자교환기술 국내 개발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KIST 부설 한국전자통신연구소(현 ETRI)가 설립된 것도 바로 이 해였다.

1981년 10월 20일, ETRI를 중심으로 연구인력 1300여 명, 예산 240억원이 투입되는 TDX 개발 계획이 확정됐다. 연구진은 "개발에 실패하면 모두가 처벌을 받겠다"는 서약서를 쓰고 연구에 참여했다. 이것이 'TDX 혈서'로 회자되는 각서로, 현재 ETRI에 보관돼 있다.

1986년 3월 14일 TDX-1 상용화에 성공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 10번째 디지털 전자교환기 자체 개발 및 생산국이 됐다. 만성적 전화 적체를 완전히 해소하고 '1가구 1전화 시대'를 열었다. 세계 10번째 전자교환기 생산국인 동시에 6번째 수출국이 됐다. 대한민국이 IT 강국이 되는 초석을 다진 것이다.

TDX와 CDMA 상용화를 진두지휘 한 양승택 전 장관은 80대 후반에도 정정한 모습으로 행사장을 찾아 당시를 소회해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양승택 전 장관은 "TDX와 CDMA는 인프라라서 사람들이 있는지 잘 못 느낀다"면서도 "우리나라를 ICT 세계 최강국으로 만들었다는 자부심은 분명히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ETRI에 앞서 전자기술 연구소 등에서 역할을 하신분들이 있다. 그분들의 역할이 기초가 됐다. 그 역사도 꼭 넣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주환 전 원장은 상용화 과정의 고단함을 담담하게 전했다. 임 전 원장은 "당시 국내 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낮아서 상용화를 할 수 있는 역량이 안됐다. ETRI 직원들이 발 벗고 나서야 했다"며 "저녁을 가족과 함께한 적이 거의 없었고 밤 10시 넘어 퇴근하곤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후배 연구자들을 향해 "주당 40시간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지금은 근로기준법에 걸린다고 하겠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을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항구 회장은 1977년 12월 손에 쥔 연구비 100만 원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당시 TDX에 요구된 기준은 '40년에 2시간 고장률' 스펙, 상용화를 위해 통과해야 했던 960가지 인증 시험 규격이었다. 그는 "이 모든 것을 통과했기에 TDX 계통 40주년이라고 누구 앞에서도 당당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수상자들의 회고도 이어졌다. 이윤주 전 ETRI 부장은 "번개만 치면 IC가 망가져 상당히 고통받았다"고 했고, 박권철 전 본부장은 클록 분배(Clock Distribution)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일 동안 단 21시간만 잔 일화를 전했다. 그는 "입소 당시 68킬로그램이던 체중이 59킬로그램까지 빠지고 건강이 안좋아졌다"면서 "인근 매봉산을 매일 오르면서 건강이 회복됐다"고 했다.

송규섭 에이팩 대표는 "당시 막내 연구원이었기에 ETRI에서 상을 준다는 연락을 받고 처음엔 보이스 피싱인 줄 알았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강병용 DK기술고문은 "감사원에서 매일 저녁먹는다고 감사를 나왔다가 자정이 넘도록 많은 연구진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는 다시는 감사도, 돈을 어디에 썼는냐고 묻지 않았다"는 일화를 전했다.

◇ ETRI 반세기의 성적표

ETRI는 이날 창립 50년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처음으로 종합 발표했다.

CDMA·D-RAM·TDX 등 핵심기술의 직접 파급효과 316조원에 통신장비·전자부품·컴퓨터 등 연관 산업 확산효과 178조원을 더해 총 494조원으로 집계됐다. 특허 성과도 뚜렷하다. 현재 보유한 국제표준특허는 1312건, 최근 3년간 특허기술료 수입은 1313억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매년 선정하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는 올해 9건이 이름을 올렸으며, 7년 연속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최다 선정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누적 선정 건수는 170건이다.

류제명 2차관은 축사에서 "40년 전 연구자들의 이른바 'TDX 혈서'로 불리는 헌신이 ICT 강국의 문을 열었다면, 오늘의 AI 주권 수호 디지털 서약은 대한민국을 글로벌 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제도 개선, 산학연 협력 생태계 강화를 통해 ETRI와 함께 AI·과학기술 강국의 역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방승찬 ETRI 원장은 기념사에서 "지난 50년은 도전의 길을 열어 국가 경제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위대한 실천의 기록"이라며 AI로 통신 영역을 지상에서 우주로 확장하고 피지컬AI, ADX 등 선제적 기술 확보로 다가올 반세기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최민희·조승래·황정아 국회의원은 영상 축사로 함께했다.

ETRI의 미래 비전도 제시됐다. AI 핵심·기반 기술 고도화, 지상·해상·공중을 아우르는 차세대 통신 인프라 구축, 초실감 공간결합 기술, 피지컬 AI, 공공·산업 특화 ADX 융합기술 개발 등이 향후 과제로 제시됐다. 또 현재 건설 중인 창업·혁신 거점 '마중물 플라자' 내 ICT 홍보관을 내년 초 국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연구성과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열린 소통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기념식 말미에는 류 2차관과 방 원장, 부원장, 연구소장, 신입직원까지 총 9명이 태블릿을 통해 순차적으로 'AI 주권 수호 디지털 서약'에 서명했다. 40년 전 TDX 개발진의 헌신 정신을 지금의 연구자들이 AI 시대로 이어받는 상징적 의식이었다. 기념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1동 앞 잔디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창립 50주년 기념 조형물 제막식에 함께했다.

올해의 ETRI 연구자상은 세계 최초 360도 전방위 촉각센서를 로봇 손가락 형태 모듈로 구현한 김혜진 책임연구원(인공지능창의연구소)이 받았다. 기술이전 4건, 상용화 매출 17억 원의 성과를 냈다.

ETRI 50주년 수상자와 TDX 40주년 공로패 수상자, 역대 ETRI 원장 등이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이날을 기념했다.[사진= ETRI]

기념식을 마친 후 전 기관장과 참석자들은 1동 앞 잔디광장에서 창립 50주년 기념 조형물 제막식에 함께 했다.[사진= 길애경 기자]

아래는 수상자 명단.

◇ TDX 개통 40주년 공로감사패

△양승택 전 정통부장관·전 TDX개발단장 △임주환 전 ETRI 원장·전 교환전송연구소장 △박항구 소암시스텔 회장·전 TDX개발단장 △천유식 한국머털테크 대표이사·전 TDX개발단 부장 △유완영 전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한기철 전 ETRI 소장·전 TDX개발단 실장 △이헌 전 ETRI 부장 △이윤주 전 ETRI 부장 △박권철 전 ETRI 본부장·전 TDX개발단원 △송규섭 에이팩 대표이사 △강병용 전 ETRI 팀장

◇ 역대 원장 특별공로상

-△양승택 초대 원장: 세계 최초 CDMA 기술 상용화와 TDX 개발, 대한민국 정보통신 기술 발전과 연구원 성장에 기여

△(故)정선종 2대 원장: CDMA 기술료 분쟁 승소와 비동기식 IMT-2000 시스템 개발 등 연구원 위상 제고와 정보통신 기술 발전에 기여

△오길록 3대 원장: 대형 국책과제 발굴을 통한 연구 역량 집중, 국내 최초 개인용 PC 및 행정전산망 주전산기 개발을 이끌어 연구원 발전에 기여

-△임주환 4대 원장: WiBro·DMB 등 세계적 수준의 기술 창출과 핵심기술 국제표준화 기반 마련, 연구원 발전과 정보통신 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

-△최문기 5대 원장: WCDMA 기술료 분쟁 승소와 LTE 시스템 개발, 기술지주회사 설립 등 연구원 성장과 정보통신 산업 발전에 기여

△김흥남 6·7대 원장: 지식재산 중심 연구경영으로 미국특허 종합평가 3년 연속 세계 1위 달성, LTE-A 시스템·지니톡 개발 등 연구원 발전에 기여

-△이상훈 8대 원장: 5G 이동통신 핵심기술 개발과 한국형 인공지능 '엑소브레인' 개발을 이끌어 연구원 기술 경쟁력 강화와 국가 ICT 발전에 기여

△김명준 9대 원장: 국가 지능화 종합연구기관으로의 도약을 이끌고 마이크로LED 원천기술·NPU 기반 AI 반도체 개발 등 미래 ICT 기술 발전과 연구원 성장에 기여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부총리 표창

△김강호·정영준 책임연구원(인공지능컴퓨팅연구소) △윤성률·엄용성 책임연구원(인공지능창의연구소) △오성민·강동민 책임연구원(입체통신연구소) △김호원·정원식 책임연구원(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 △신형철·조성균 책임연구원(디지털융합연구소) △이승환 책임연구원(ICT전략연구소) △박애순 책임연구원(사업화본부) △김광주 선임연구원(대경권연구본부) △김재인 책임연구원(호남권연구본부) △최완욱 책임행정원(행정본부)

◇ 올해의 ETRI 연구자상

△김혜진 책임연구원(인공지능창의연구소)

◇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상

△오선호 선임연구원(인공지능컴퓨팅연구소) △김주영 책임연구원(인공지능창의연구소) △유준규 책임연구원(입체통신연구소) △서재현 책임연구원(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 △김한빛 선임연구원(디지털융합연구소) △최원용 책임행정원(기획본부) △이규범 책임행정원(감사부)

◇ 우수연구자상

△권진세·김정태·임경천 연구원(인공지능컴퓨팅연구소) △신종훈·윤영우·조대형 책임연구원(인공지능창의연구소) △김남제·박찬성·이훈·장동필·황성현 연구원(입체통신연구소) △안성준·유초롱·정성욱 연구원(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 △이민정·정치윤·진진화 연구원(디지털융합연구소) △이형직 책임연구원(ICT전략연구소) △동지연 책임연구원(대경권연구본부) △박형준 책임연구원(호남권연구본부) △김도훈 선임연구원(수도권연구본부) △김시형 책임기술원(사업화본부)

◇ 우수연구성과상(핵심원천IPR상)

△안성준 선임연구원(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 △최광문 선임연구원(인공지능창의연구소) △오광일 책임연구원(인공지능컴퓨팅연구소)

◇ 우수연구성과상(국제표준기술상)

△박성익·유재현 책임연구원(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 △이준환 책임연구원(입체통신연구소) △배경만 책임연구원(인공지능창의연구소)

◇ 우수연구성과상(기술사업화상)

△전파환경감시연구실-㈜온품 △위성탑재체연구실-㈜LIG넥스원(이상 입체통신연구소) △지능로봇시스템연구실-㈜뉴로메카(대경권연구본부)

◇ 우수연구실적상

△정진철 책임연구원(입체통신연구소·기술이전) △김성현 책임연구원(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일반논문 학술지) △장진혁 선임연구원(인공지능창의연구소·일반논문 학술대회) △방정욱 선임연구원(인공지능창의연구소·ETRI저널) △이진호 책임연구원(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특허) △이창규 책임연구원(ICT전략연구소·표준화) △박찬성 선임연구원(입체통신연구소·오픈소스)

◇ 우수Staff상

△전승준 선임기술원(행정본부) △박종상 선임기술원(대경권연구본부) △전민지 행정실무원(디지털융합연구소) △이수연 기술실무원(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

◇ 신입직원상

△이종헌 선임연구원(인공지능컴퓨팅연구소) △장미 선임연구원(인공지능창의연구소) △박대근 선임연구원(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 △윤신웅 연구원(ICT전략연구소) △정현수 행정원(행정본부)

◇ 신진연구자상

△김수웅 책임연구원(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

◇ 시니어직원상

△최형도 연구전문위원(입체통신연구소)

◇ 공로상

△김기종 대표이사(애니파이브) △전광규 대표이사(동우텍)

◇ 보안의식 우수부서상

△디지털융합연구소

◇ 우수원내강사상

△조영주 선임연구원(인공지능창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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