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신고했지만 10여분 수색 끝 철수…“부실 대응” 비판 목소리
응급조치 필요한 ‘대동맥박리’
의사소통 어려워 위치파악 난항
당직 근무자 청사 점검 시스템
구조대 대응체계 개선 목소리
대구소방, GPS 추적 한계 보완
출동 시 관계인 연락 최우선 실시
수성구, 당직실 직통 수단 마련
전 부서 비상벨 설치 등 계획
대구 수성구청에서 야간 근무 중이던 30대 공무원이 갑자기 숨진 사고와 관련해 응급환자 발생 시 골든타임 내 응급처치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더해서 신고 접수 후 출동한 소방·경찰 당국이 10여분간 수색했음에도 환자의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한 데 대해 부실 대응 비판과 함께 제도 개선 지적도 나오고 있다.
행정 당국은 당직 근무자의 청사 점검 시스템과 119 구조대 출동 시 대응체계 등의 개선책을 강구하고 있다.
◇소방·경찰 수색 지연에 골든타임 놓쳐…응급처치 중요성 강조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6시 45분께 수성구청 별관 4층에서 교통과 직원 3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 부검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소견의 사인은 ‘대동맥 박리’로 전해졌다.
대동맥 박리는 대동맥 내막이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중증 응급질환으로 극심한 가슴·등 통증을 동반한다. A씨도 자신이 직접 119에 신고했으나 제대로 대화를 하지 못하고 구토하는 듯한 소리만 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발병 즉시 응급 이송과 심정지 시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가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일 밤 11시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와 경찰 등은 10여분간 구청 일대를 수색했으나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하고 철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색 당국이 헤매는 동안 A씨는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고 결국 사망에 이른 셈이다.
환자 발생 시 즉각적인 응급처치를 위해서는 심장 기능 회복에 쓰이는 자동심장충격기(AED)의 실용성 강화가 중요하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시내에 배치된 자동심장충격기(AED) 총 수량은 3천329개로 집계됐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기관, 119 구급차 등에 배치된 AED가 모두 포함됐다.
각 기관에 배치된 AED는 설치 기관이 매달 1회 자체 점검을, 시와 구·군이 매년 하반기 일정 기간을 두고 1회 전체적인 점검을 시행한다. 이를 통해 공용 AED의 노후화와 실사용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한다. 보건 당국은 AED 사용 기한을 배터리, 패드 등 내구연한에 따라 제조일로부터 최대 10년으로 보며 이를 넘기거나 이상이 생긴 장비에 대해 교체를 권고한다.
응급처치 교육·홍보 저변도 지속 확대 중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전국 최초로 ‘두근대구 심폐소생술 서포터즈’를 발족했다. 보건·의료계열 청년 200여명으로 구성된 서포터즈는 CPR과 AED 사용법 등 전문 교육을 이수한 후 시민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 지원, AED 점검 지원, 응급의료 인식 개선 캠페인 등에 참여하게 된다.
대구시응급의료지원단과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등은 실습 중심 응급처치 교육 이수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중구보건소는 이달부터 대구 구·군 중 처음으로 중구노인복지관과 연계해 자동심장충격기 점검반 운영에 들어갔다.
◇초기 부실 대응 비판…당직 점검·119 신고 대응체계 개선
소방·경찰이 신고 당시 A씨를 발견하지 못한 데 대해선 부실 대응 비판이 나온다. 구청 당직 근무자의 청사 점검 체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따랐다.
이에 수성구는 13일부터 당직 근무자의 청사 점검 시간을 기존보다 확대했다고 밝혔다. 기존 당직 근무자의 청사 점검 시간은 밤 10∼11시와 다음 날 오전 5∼6시 등 2번이었다. 여기에 더해 초과 근무자가 재실 중인 부서에 대해선 야간에 수시로 추가 점검을 하기로 했다.
수성구청 행정지원과 관계자는 “전 부서에 비상벨을 설치하고 당직실과의 직통 수단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모든 출동 현장에서 당직자, 보안업체 직원 등 관계인 연락을 최우선적으로 실시하도록 개선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 출동 당시 현장 대원들이 구청 당직실 직원들에게 협조 요청을 안 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를 계기로 대책을 세운 것이다.
일각에선 위치 추적 GPS의 기술적 한계도 지적했다. 관련 질문에 생성형 AI ‘제미나이’는 “GPS 위치 정보가 주변 환경에 따라 오차 범위가 수십∼수백m까지 벌어질 수 있다”며 “GPS 위성 신호는 2차원 평면 위치를 잡는 데 최적화돼 높이와 같은 수직 정보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에서도 대구소방 GPS 위치 추적이 정확한 위치를 가리킨 게 아닌 ‘구청 근처’로만 표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소방본부는 휴대전화 GPS 위치 추적으로 구조 대상자의 위치를 찾지 못할 때 구조대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경찰은 수색 과정 전반에 대한 확인과 정확한 A씨 사인 규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시민단체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공공기관은 야간 근무 환경을 전면 점검하고 위기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구조가 가능하도록 내부 비상 대응 시스템을 조속히 보완해야 한다”며 “소방과 경찰 당국은 당시 수색 과정에서의 미흡한 점을 면밀히 점검하고 응급 상황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용규기자·한정웅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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