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대어 ‘북아현2구역’ 추가 이주비 7% 육박
대출 규제 6억 한도 막히자 시공사 신용에 의존
이주 지연 속출 시 수도권 주택 공급도 ‘빨간불’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 조합원들의 이주비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수도권 주택공급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대출 규제로 부족한 이주자금을 별도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인데, 추가 이주비 금리가 크게 높아지고 있어서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추가 이주비 예상 금리가 연 6% 후반에서 7%에 이를 것이라고 안내했다.
추가 이주비는 일반 이주비 대출 한도인 6억원 외에 별도로 조달하는 자금을 말한다. 정부가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조합원들이 금융기관에서 받을 수 있는 일반 이주비 대출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된 상태다. 이 한도를 넘어 필요한 자금은 시공사의 신용공여 등을 통해 별도로 조달한다.
다만 이 자금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시공사의 신용도와 사업장별 위험도 등이 금리에 반영되는 만큼 조달금리가 시중 금리보다 높다.
북아현2구역은 삼성물산과 DL이앤씨가 공동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산정된 금리는 삼성물산의 자금 조달 조건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앞으로 DL이앤씨의 조달금리까지 반영되면 최종 금리는 더 높아질 수 있다.
북아현2구역 재개발은 서대문구 북아현동 일대를 정비해 최고 29층, 2320가구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건너편에 위치해 재개발 이후에는 강북을 통틀어 최고가 아파트가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북아현2구역 외 다른 정비사업장의 이주비 조달 부담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이주비 금리는 시공사의 신용도와 해당 사업장의 사업성 등을 고려해 결정되는데, 중견 건설사가 시공하는 사업장이나 북아현2구역보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은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어서다. 실제 경기권 일부 정비사업장에서는 연 10%대의 이주비 금리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북아현2구역은 입지가 뛰어나고 대형 건설사가 시공해 상대적으로 좋은 금융 조건이 책정된 사업장"이라며 "이런 곳조차 추가 금리 하한선이 7%대라는 것은 타 사업장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훨씬 더 열악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실제 대출 실행 시기에는 이주비 조달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시장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과 9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정비사업 이주비 금리가 상승하면 사업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지난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금리 인상기에도 이주비 조달 비용이 급등하며 정비사업장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바 있다. 당시 수도권 주요 정비사업장에서는 추가 이주비 금리가 연 10%를 넘어 조합원들의 이주 부담이 커졌고, 이는 정비사업 일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주비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성이 우수한 핵심 정비사업지는 금융비용이 높더라도 자금 조달이 가능할 수 있지만, 사업성이 낮은 곳은 높은 금리 부담으로 정비사업 진행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사업성이 낮은 정비사업장의 경우 자금 조달이 막히면 사업 진행 자체가 지연되는 상황으로 이어져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지원책을 마련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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