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취약한 1인 조업선 안전 필요성
실시간 소통 안 돼 해마다 사망 사고
120dB 알람으로 어선 소음 문제 개선
부산해경, 공식 도입 위해 본청 건의도
부산해양경찰서는 2월 11일부터 3월 11일까지 전국 최초로 1인 조업선 2척에 개선 통화장치를 시범 설치해 운용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14일 오전 11시 광안리 앞바다에서 개선 통화장치를 설치한 어선이 해경 지시를 받고 이동하는 모습. 김재량 기자 ryang@
“선장님, 근처에 대형 상선이 오고 있으니 우측으로 1마일 정도 이동하세요.”
14일 오전 11시 부산 수영구 광안리 앞바다. 2.94t급 어선 장경호를 몰던 왕한성(74) 씨가 부산해경의 연락을 듣고 곧바로 배를 오른쪽으로 틀었다. 엔진 소음이 크게 울리는 바다 한가운데였지만, 선실 위에 설치된 스피커와 번쩍이는 경광등 덕분에 전화가 왔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부산해양경찰서는 2월 11일부터 3월 11일까지 전국 최초로 1인 조업선 2척에 개선 통화장치를 시범 설치해 운용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수영구 민락항, 수영만 해상에서 1인 조업선용 ‘개선 통화장치’ 기능을 알리는 시연 자리도 마련됐다.
개선 통화장치는 블루투스 스피커와 경광등 기능을 하나로 합친 장비다. 휴대폰으로 연락이 오면 경광등이 붉게 켜지고 스피커로 수신 사실이 전달된다. 스피커로 수신자와 통화도 가능하며 선실 내 조종 장치를 끄면 휴대폰으로도 전화할 수 있다.
부산해양경찰서는 2월 11일부터 3월 11일까지 전국 최초로 1인 조업선 2척에 개선 통화장치를 시범 설치해 운용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어선에 설치된 개선 통화장치(왼쪽 위) 모습. 김재량 기자 ryang@
스피커 소리 크기는 어선 작업 현장에도 최적화돼 있었다. 휴대폰 벨소리는 최대 70dB(데시벨) 수준이지만 어선 엔진 소음은 90dB 안팎에 이른다. 반면 개선 통화장치는 최대 120dB까지 소리를 키울 수 있어 시끄러운 작업 환경에서도 인지가 가능하다. 취재진이 직접 부산해경과 해상으로 나가 약 20m 거리의 어선에 연락하는 모습을 확인한 결과, 엔진 소음에도 해경의 이동 요청이 뚜렷하게 들렸다.
부산해경이 이 장치 도입에 나선 이유는 1인 조업선의 사고 취약성 때문이다. 부산 지역 어선 1902척 중 1인 조업선은 902척으로 47.4%를 차지한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은 동승 작업자가 없는 데다 각종 소음으로 해경이나 주변 선박 연락을 받기 어려울 때가 많다. 해경이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와 해상교통관제센터(VTS) 모니터링으로 선박 위치를 확인해 어선에 연락하지만 실시간 소통이 잘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1인 조업선 인명 피해는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부산 지역 1인 조업선 해양 사고는 총 61건 발생했다. 같은 기간 1인 조업선 선장 3명이 선박 간 충돌, 표류 중 실종 등으로 숨졌다. 지난 12일에도 다대포항 인근에서 해경과 연락이 닿지 않는 1인 조업선 선장이 실종돼 이날까지도 발견되지 않았다.
업체 측은 앞으로 기능을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AI 기능을 넣어 선장 목소리를 인식한 뒤 자동으로 전화를 받거나 걸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부산해양경찰서는 2월 11일부터 3월 11일까지 전국 최초로 1인 조업선 2척에 개선 통화장치를 시범 설치해 운용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개선 통화장치가 설치된 장경호 모습. 김재량 기자 ryang@
이에 부산해경은 지난달 31일 해양경찰청과 해양수산부 등에 개선 통화장치 지원 사업 진행을 공식 건의했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1인 조업선은 사고가 발생해도 선장 혼자 대응해야 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며 “개선 통화장치 설치 제도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 어민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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