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다음달 7일 재판 열고 추가 증인신문 진행하기로
‘‘전자칠판 납품 비리 의혹’에 연루된 조현영(51), 신충식(52) 전 인천시의원./인천일보DB.
‘전자칠판 납품 비리 의혹 사건’이 좀처럼 안개 속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핵심 피고인인 조현영(51), 신충식(52) 전 인천시의원이 법정 증인 신문에서 학교 납품 영업을 도와주고 업체로부터 대가를 받았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27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신상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조현영·신충식 전 인천시의원과 전자칠판 업체 대표 등 피고인 6명에 대한 공판을 열었다. 지난해 5월 첫 재판 이후 이번이 14차 공판으로 핵심 피고인인 두 전 시의원이 처음으로 직접 입을 열었다.
먼저 증인 선서를 하고 증인석에 앉은 조 전 의원은 ‘업체가 학교에 납품하는 데 도움을 준 사실이 있냐’라는 검사 신문에 “도움을 줬다는 기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애매하다”라면서도,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학교가 전자칠판이 필요하다는 곳이 있어 업체를 소개해 준 적이 있고, 시의회에서 자신을 보좌했던 직원이 행정실장으로 부임해 안부차 연락해 ‘혹시 전자칠판이 필요하면 얘기해 달라’는 말을 한 적은 있다고 진술했다.
또한 그는 검사가 인천 지역 학교명과 의원명, 의원 요구 반영액, 비반영 사유 내용 등이 표로 정리된 압수물인 ‘인천시교육청 전자칠판 관련 예산 편성 현황 자료’를 제시하자, “전부 자신이 요구한 것은 아니고 다른 상임위 위원들이 부탁한 것도 포함된 것”이라며 지난 8대 의회 때부터 내려온 것이라는 취지의 설명도 내놨다.
신 전 의원은 조 전 의원보다도 더욱 완강히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신 전 의원과 변호인은 그가 시의회 교육위원장으로 있었던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 인천시교육청 전자칠판 예산을 삭감한 사실을 강조했다. 만일 전자칠판 업체를 도와주려고 했다면 관련 예산을 증액하거나 그대로 놔두지 삭감했겠냐는 취지다.
다만 그는 이전부터 알고 지낸 지인이자 전자칠판 업체에서 영업본부장으로 있었던 A씨에게 ‘측근’의 계좌 번호를 알려준 사실은 인정했다.
신 전 의원은 “A씨가 '컨설팅 수수료를 받았는데 세금을 많이 내야 할 거 같아 인건비로 털어내기 위해 계좌가 필요하다’라고 해 아무 거리낌 없이 계좌를 불러줬다”라며 “후회하고 있다”라고 진술했다.
앞서 A씨는 이와 관련해 지난 재판에서 ‘2023년 10월 말쯤 전자칠판 업체로부터 영업 수수료 5800만원을 받고 이중 1540만원을 신 의원이 알려준 세 명의 계좌에 나눠 입금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그는 수사기관 조사에선 이 돈에 대해 ‘영업 수수료’라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법정 증인 신문에선 ‘영업 이익을 인건비로 처리해 세금을 줄이기 위한 비용 처리가 첫 번째 목적이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한 지난달 직전 재판에선 전자칠판 업체 부사장인 B씨가 증인 신문을 통해 ‘2023년 11월과 2024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조 전 의원에게 현금 총 9500여 만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나, 두 전 시의원은 이를 부인했다.
결국 이번 사건의 핵심 혐의를 놓고 일종의 영업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줬다’라는 업체 측과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두 전 시의원의 진술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가 됐다.
재판부 배석판사가 “그럼 다른 피고인들이 증인들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이유에 대해 알고 있거나 짐작하는 게 있는지” 묻자, 신 의원은 “관련이 없는 일이어서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라며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7일 재판을 열고 추가 증인 신문을 진행한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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