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SSD 기업 파두가 부진을 뚫고 업황 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과거 자체 발표 컨센서스상 오류가 있었으나 이를 바로잡은 파두는 최근 결과를 내고 있는 수주 등 실적을 통해 상반기 영업이익 기대치 회복을 바라보고 있다.
파두는 지난 6일 해외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사와 500억원 규모 기업용 SSD 컨트롤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1~4월 공시 기준 누적 수주액은 1663억원 수준으로 5월 초까지 약 2000억원이 넘는 수주 금액을 챙겼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 77억원에 매출 595억원을 기록한 파두는 2025년 연간 매출 924억원을 넘어 최대 매출까지도 바라본다는 포부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1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2025년 R&D 투자 687억원… 북미 빅테크 기준 통과한 기술 부각
파두 컨트롤러. 사진=파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과 비AI 스타트업의 3년 생존율은 각각 56.2%, 54.9% 수준이다. AI 일반기업(72.7%)과 전 산업 평균(68.8%) 생존율 대비 현저히 낮은 수치로 국내 스타트업 중 절반 가까이가 실패한다는 조사값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파두 등 테크 스타트업들이 속속 흑자 전환을 달성하면서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작년부터 컨트롤러 판매 비중을 높여온 파두는 ▲Gen3(브라보) ▲Gen4(델타) ▲Gen5(에코) 등 데이터센터와 엔터프라이즈 환경에 특화된 고성능 SSD 컨트롤러를 판매한다. SSD의 두뇌 역할을 하며 호스트와 낸드플래시 사이에서 데이터 처리, 수명 관리, 전력 효율 극대화를 수행하는 컨트롤러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호황과 낸드플래시 확대와 맞물려 역할이 더 커진 상황이다.
초기 모델이던 Gen3는 데이터센터 운영 전력 소모를 줄이는 데 집중했던 모델이다. RISC-V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돼 하드웨어 병목 현상을 줄이고 전력 소모를 30% 이상 절감하는 동시에 초당 입출력 횟수(IOPS)를 100% 개선했다.
이후 모델인 Gen4는 전송 대역폭을 확장하고 대규모 클라우드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복잡한 데이터 병렬 처리 역할을 담당했다. SSD가 요구하는 막대한 데이터 전송 속도를 맞추고 타사 제품 대비 최대 50% 수준의 초저전력 설계를 유지해 데이터센터 유지비용 절감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점이 주효했다.
파두 Gen 5.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여기서 더 나아간 파두는 최신 모델인 PCIe Gen5 양산이 본격화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에코는 하이퍼스케일러, 클라우드, AI 기반 엣지 컴퓨팅을 위해 설계된 차세대 모델로 데이터 랜덤 액세스 시 발생하는 쓰기 증폭(WAF)을 줄이고 서비스 품질을 개선했다. 또 데이터센터 보안 측면에서도 AES 256비트 암호화, 시큐어 부트, 다이나믹 내장 RAID 등 강력한 보안 정책을 자체적으로 통제하고 실행해 매출 비중을 크게 높였다.
현재 컨트롤러 판매 비중은 대부분이 Gen5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전 모델이던 Gen3, Gen4 대신 Gen5 모델들로 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특히 회사가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높이면서 엔비디아, 메타 등 북미 빅테크의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한 5세대 컨트롤러를 성공적으로 양산한 점이 파두 실적 호조의 주요 포인트로 꼽힌다. 파두가 R&D에 투자한 비용은 2023년 517억원에서 2024년 661억원, 2025년 687억원으로 상승 흐름을 그렸다.
업계 관계자는 “파두가 신규 수주들을 확보하며 작년 한 해 매출 924억원을 가뿐히 뛰어넘었고 하반기에도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크몽, 몬드리안에이아이 등 테크 스타트업들도 행보가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파두가 R&D 연구개발비 투자 강화로 선행 모범을 보인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부채 증가? 파두 “계약 선수금 들어왔던 것”
12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차이나 플래시 메모리 마켓 2025'에서 관람객들이 파두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파두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각에 대해 파두는 해명에 나섰다. 일각에서 제기된 부채 폭증에 대한 문제였다.
파두 측은 일각에서 제기된 부채 이슈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나 계약 선수금이 들어왔었다고 해명했다. 선수금의 경우 계약부채로 잡히는데 실제 회계장부상으로도 이 같은 거래대금 움직임이 포착됐다.
2025년 사업보고서에 있는 파두 연결재무제표 주석에 따르면 유동 계약부채는 전기 말 약 2억1223만원에서 139억3919만원이 잡혔고 비유동 계약부채도 105억4421만원이 책정됐다.
통상 유동 계약부채는 결산일 기준으로 1년 이내에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 의무를 다할 예정인 선수금이며 비유동 계약부채는 결산일 기준으로 의무 이행 기한이 1년(12개월)을 초과해 장기적으로 남아있는 선수금을 뜻한다.
계약을 맺고 제품을 납품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수금을 수령해 재무상태표상 유동부채 항목의 계약부채로 잡힌 것이다. 향후 제품을 정상적으로 납품해 의무를 다했을 때 계약부채가 소멸하면서 회사의 수익과 매출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파두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낸드 제조사와 203억원 규모 컨트롤러 공급 계약을 맺었고 11월에도 Macnica Galaxy와 215억8000만원 규모 SSD 완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연구개발비 역시 지난해 4분기에 차세대 Gen6 컨트롤러 마지막 개발 비용(NRE) 110억원이 집행됐고 지난해부터는 차세대 제품 개발 단계부터 고객사와 R&D 비용을 일부 분담하는 형태의 공동 개발을 검토 및 추진 중으로 비용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파두 측은 “6일에 이뤄진 계약의 경우에도 일부 금액이 선수금으로 들어왔고 이 금액이 계약부채로 잡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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