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국 ‘득실’ 비교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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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호르무즈 통제 ‘파괴력’ 확인…제재 완화 현실화 분위기
미국이란 핵 개발 억제 성공…군사적 손실·경제 혼란 못 막아
이스라엘MOU 협상 ‘패싱’당해…미국과 동맹 관계 시험대에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의 구체적인 문안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15일(현지시간) 외신 평가를 종합하면 이란이 이번 합의의 최대 수혜국이란 게 중론이다. 전쟁 당사국이자 휴전 협상국이기도 한 미국은 ‘절반 이상의 실패’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을 등에 업고 중동 패권 재편을 꾀했던 이스라엘에는 국내외의 박한 평가가 쏟아졌다.
가장 큰 실익을 거둔 쪽은 단연 이란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동결자금 해제 및 제재 완화, 헤즈볼라 등 친이란 대리세력과의 충돌 중지 등 요구 조건을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렸고, 이 중 상당 부분을 관철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다. 이란은 유조선을 공격하거나 기뢰를 설치하는 등 비교적 간단한 군사적 조치로 전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전쟁 초반 지도부의 잇단 사망으로 위태로웠던 통치 체제는 전쟁을 거치며 안정됐다.
이란이 요구해온 경제 제재 완화도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헤즈볼라 등 친이란 대리세력과의 공조를 국제사회에 각인한 것, 미국과의 대치를 감당해낸 것 등이 이란의 성과로 평가된다.
미국의 전쟁 성적표는 실점이 많다는 분석이 많다. 핵 프로그램 중단 등 미국이 주요 목표로 내건 사안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 동결자산 해제 등 이란에 유리하게 협상안이 기울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성과는 이란의 핵 개발 능력 억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15년과는 달리 이란의 주요 핵시설은 폐허가 됐고, 우라늄 농축은 20년 만에 처음 중단됐다”고 평가했다. CNN은 “과거보다 핵무기 개발은 어려워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치솟은 물가와 침체한 경기는 감점 요소다. 뉴욕타임스는 “양국 합의가 중동의 충돌을 중단시킨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가정과 기업을 강타한 고물가와 경제적 혼란은 멈추지 못했다”고 했다. 해협 봉쇄로 멈춰 섰던 유류 운송, 전쟁으로 파괴된 석유·가스 기반시설을 복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NN은 미군의 군사력 손실, 미·이스라엘 동맹 약화, 헤즈볼라 등 이란 대리세력 입지 강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평판 손상 등이 미국이 입은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존 오서스 칼럼니스트는 블룸버그에서 “미국의 무모한 시도가 나이 든 노인 한 명을 죽인 것 외에 무엇을 얻었는지는 찾기 어렵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분쟁 당사국임에도 MOU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고, 마지노선으로 그어둔 요구도 대부분 MOU에 반영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미국과 이란의 합의로 전쟁을 멈춰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취임 후 가장 큰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의 최대 관심사인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 종식은 MOU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절멸을 목표로 삼았던 헤즈볼라 등 대리세력은 이번 전쟁을 거치며 공고해졌다. 해제된 동결자산이 친이란 대리세력의 자금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의 동맹 관계는 시험대에 올랐다. 이스라엘 보수매체 마리브의 벤 카스핏은 “트럼프는 우리에게서 180도 돌아서서 네타냐후를 비롯한 우리 모두를 기찻길 아래로 던져버리려 하고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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