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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희섭의 일상이 정치(782)-대통령제가 유권자와 정당 양극화의 주범인...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단국대 초빙교수/베리타스법학원전임...

신희섭의 일상이 정치(782)-대통령제가 유권자와 정당 양극화의 주범인...

신희섭

정치학 박사

단국대 초빙교수/베리타스법학원전임 /『일상이 정치』저자

한국 대통령제와 미국 대통령제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공통점 이전에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제는 사실 차이점이 더 크다. 우선 미국 대통령은 법률안 제출권, 예산 책정권, 전쟁 선포권이 없다. 게다가 헌법 어디에도 미국 대통령을 국가원수로 규정한 내용이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법률안 제출권, 예산 결정권, 전쟁 선포권, 헌법상 국가원수 규정을 가진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보다 월등하게 많은 권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대통령제의 차이점에서 주목할 것이 있다. 바로 정당간 거리가 멀어지는 ‘정당 양극화(party polarization)’다. 정당양극화는 합리성에 기초한 ‘이념적 양극화’가 있고 감정에 기초한 ‘감정적 양극화’가 있다. 특히 문제는 감정적 양극화에 있다.

미국 의회의 이념 통계를 다루는 DW-NOMINATE에 따르면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은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거리가 벌어지고 있다. 이념적 양극화 지표를 보자. 1961년~1962년 공화당의 보수성 지수(+수치가 높아지면 보수적이 됨)는 0.25에서 2021~2022년 기준 0.51로 104%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민주당의 진보성 지수(-수치가 커지면 진보적이 됨) –0.30에서 –0.37로 23%가 증가했다. 0.55정도의 차이가 0.88정도로 벌어진 것이다.

반면 감정적 양극화 즉 상대 정당을 극도로 싫어하는 정서적 적대감은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1990년대 중반과 비교해 2022년 조사는 상대 정당에 대해 '매우 비호감'을 가지는 비율이 3배 이상 늘어났다. 2022년 조사에서 민주당원의 83%는 공화당원이 “닫힌 마음(close-minded)을 가졌다”고 평가했고, 공화당원의 62%는 민주당원이 “게으르다(lazy)”고 응답했다. 사회정체성 모델에 따르면 상대 정당과 지지당원(out-group)에 대한 반감은 자기가 속한 정당과 지지당원(in-group)에 대한 호감과 비례한다. 상대 정당원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과 혐오는 자신이 속한 정당원에게는 근거 없는 호감과 신뢰로 이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퓨리서치 센터 조사에서 한국은 미국과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정치적 갈등을 보여준다. 각종 연구에서 한국 유권자는 합리적 관점에서 이념적 양극화에서는 차이가 적은 데 비해, 감정적 양극화는 극단적으로 높게 나온다. 정당양극화 중 감정적 양극화의 극단을 측정하기 위해 본인이 상대 정당 지지자와는 결혼도 하지 않겠다는 비율은 58.2%(2023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자기 자식은 절대로 상대 정당 지지자 자식과 결혼도 시키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도 43.6%(2023년 조선일보 여론조사)로 나타났다. 2024년 경향신문의 조사에서는 특정 정당(민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진보 성향 응답자의 무려 67%가 “상대(국민의힘) 정당 지지자가 나 또는 자녀의 배우자가 되는 것이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원래 이 질문은 미국정치 연구자들이 했던 질문이다. 미국에서 1960년대 여론 조사에 자녀가 타 정당 지지자와 결혼하면 불쾌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5%였다. 하지만 2020년대의 조사는 40~50%가 불쾌하다고 하여 강력해진 감정 양극화를 보여준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한국과 미국은 대통령제고 대통령제는 인지성 혹은 식별성(identification: 내가 던진 표가 정확히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아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또 권력을 개인에게 넘기면서 선거 결과를 ‘전취 혹은 전무(all-or –nothing)’ 게임으로 만든다. 크게는 인물을 중심으로 정치를 보기 때문에 권력 그리고 정부에 대한 의인화를 쉽게 만든다. 그래서 비교정치 연구에서는 대통령제도가 정당양극화의 주범일 가능성을 높게 본다.

그런데 흥미로운 연구가 제시되었다. 유럽정치의 합의제를 연구해 온 선학태 교수는 “정치 양극화 완화에 접근하는 연합정치”라는 논문에서 ‘민주주의 다양성’ 데이터를 가지고 정당양극화가 미국 대통령제의 문제(이념양극화 3.2와 정서양극화 2.7)만이 아니고 내각제를 사용하는 영국도 정당양극화(이념양극화 3.2와 정서양극화 2.0)가 강력하다고 주장한다. 대신 독일, 스위스, 스웨덴, 핀란드와 같이 합의주의 민주주의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감정 양극화가 모두 1을 넘지 않을 정도로 관리가 잘 되었다.

이 주장은 연립정부(독일 사례), 행정부 권력 공유(스위스 사례), 정당 연합(핀란드 사례), 정책 연대(스웨덴 사례) 정책 방안처럼 거대 정당과 소수정당이 연대나 연합의 협력을 하는 경우 정당간 감정이 다치는 일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에 대통령제나 내각제를 사용해도 민주주의의 의사결정이 다수결주의(한 표라도 더 많이 받으면 승자가 되는 민주주의 결정 방식)면 정당 간 감정적 대립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논문의 주장은 그간 대통령제 정부형태가 대통령의 ‘팬덤 민주주의’로 정당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주류의 문제의식을 거부한다. 이보다 민주주의를 운영하는 원리가 오직 승자만 결정하는 방식(다수결주의)이 소수와 공존하는 방식(합의주의)보다 정당 간 감정적 대립을 강화한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이 상당 부분 타당하다면 정부형태만큼은 대통령제를 고수하려는 한국은 비례대표제를 확대해 소수가 더 많이 대표되는 다당제를 받아들이되. 대통령과 다당제가 공존할 수 있는 정부형태 하부의 제도들 즉 대통령 선거의 ‘결선투표제 도입’과 ‘정당 규율의 약화’를 통한 의회 의원의 자율성 확보와 이를 통한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지지 투표인 ‘교차 투표(cross-voting)’를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인물 중심의 대통령제가 진짜 문제인지, 아니면 다수결에 의해 승자를 결정하는 방식의 민주주의에 익숙한 것이 문제일까? 이 논문은 ‘진짜 원인(real cause)’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CF. 지난 칼럼들을 좀 더 보기 편하게 보기 위해 네이버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주소는 blog.naver.com/heesup1990입니다. 블로그 이름은 “일상이 정치”입니다.

신희섭

정치학 박사

단국대 초빙교수/베리타스법학원전임 /『일상이 정치』저자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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