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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약개발 공식 '옛말'…구글 아이소모픽 'AI 제약' 구체화

결합되지 않으면 AI 신약 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뜻"이라며 "만약 전통 제약사들이 AI라는 거대한 흐름에 올라타지 못할 경우, 신약 개발 초기 설계 주도권을 빅테크 기반 AI 기업에 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약개발 공식 '옛말'…구글 아이소모픽 'AI 제약' 구체화

사진=AI 생성이미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설립한 AI 신약 개발사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가 3조원이 넘는 자본 수혈에 성공하며 AI 제약사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AI가 단순히 후보물질을 찾는 보조 도구를 넘어 직접 신약 후보를 설계하고 임상 개발 단계까지 끌어올리는 핵심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소모픽은 최근 쓰라이브 캐피털이 주도하고 테마섹, 아부다비 국부펀드 MGX, 영국 정부 AI 펀드 등이 참여한 '시리즈 B'에서 21억 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는 약 3조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시리즈 B는 스타트업이 기술적 가능성을 입증한 시리즈 A 단계를 넘어 비즈니스 모델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대규모 인력 채용, 시설 확충, 임상 시험 등 실질적 사업화를 준비하는 단계다. 아이소모픽이 이 단계에서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는 것은 구글의 AI 신약 설계 기술이 실험적 가능성의 영역을 넘어 상업적 검증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소모픽의 자신감은 차세대 AI 모델인 '알파폴드 3(AlphaFold 3)'에서 나온다. 단백질 구조 예측의 혁신을 이끌었던 전작을 넘어, 알파폴드 3는 DNA와 RNA, 리간드 등 다양한 생체분자 간 상호작용까지 예측할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신약 개발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 중 하나인 표적과 후보물질 간 결합 가능성을 보다 정밀하게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후보물질 발굴 방식의 한계를 줄일 수 있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아이소모픽은 이번에 확보한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자체 통합 신약 설계 엔진인 'IsoDDE'를 고도화하고 비공개 상태로 개발 중인 자체 파이프라인을 임상 단계로 끌어올리는 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는 구글 계열의 AI 기술이 단순한 플랫폼 제공을 넘어, 직접 신약 후보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AI-First 제약사' 모델로 체급을 키우고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빅파마들의 움직임도 이미 시작됐다. 일라이 릴리와 노바티스는 아이소모픽과 수조 원 규모의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비공개 타깃에 대한 저분자 화합물 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는 전통 제약사들이 기존 실험실 기반 R&D에 AI 설계 역량을 결합하지 않고서는 개발 속도와 성공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요한 점은 아이소모픽이 단순한 기술 외주 업체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기존 AI 신약 개발사들이 후보물질을 발굴한 뒤 빅파마에 기술이전하는 플랫폼 모델에 집중했다면, 아이소모픽은 자체 후보물질을 임상 단계까지 끌고 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빅파마와의 협력은 수익 창출 수단인 동시에, 자체 파이프라인 개발 능력을 입증하는 검증 무대가 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AI 신약 개발 기업 상당수는 후보물질 발굴 속도를 높이고 이를 기술수출로 연결하는 모델에 집중해 왔는데 아이소모픽의 행보는 AI 신약 개발의 경쟁력이 단순한 탐색 속도에 머물지 않고 후보물질의 설계·검증·임상 진입까지 이어지는 통합 역량에서 판가름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영국 정부가 AI 펀드가 이번 투자에 참여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으로 AI 신약 개발은 더 이상 개별 기업의 기술 경쟁에 그치지 않고 국가 차원의 데이터 인프라와 바이오 주권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그는 "의료 데이터 접근성, 임상 연계 역량, 규제 대응 체계가 결합되지 않으면 AI 신약 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뜻"이라며 "만약 전통 제약사들이 AI라는 거대한 흐름에 올라타지 못할 경우, 신약 개발 초기 설계 주도권을 빅테크 기반 AI 기업에 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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