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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안선 자단목은 700년 전 ‘화물 운송장’이었다

신안선에서 건져 올린 자단목이 14세기 동아시아 해상 물류 체계를 기록한 ‘화물 운송장’으로 확인됐다.

신안선 자단목은 700년 전 ‘화물 운송장’이었다

신안선 자단목은 700년 전 ‘화물 운송장’이었다

해양유산연구소, ‘파스파 문자’ 6점 새로 판독…천자문 활용 화물 관리

목간·원목 표식 대조해 검수·인수…목적지 일본 측 유통 관여 흔적도

2026년 09월 14일(월) 20:45

신안선에서 건져 올린 자단목이 14세기 동아시아 해상 물류 체계를 기록한 ‘화물 운송장’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신안선 출수 자단목에 새겨진 문자와 표식을 분석해 원나라의 공식 문자와 천자문을 활용한 화물 관리 방식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자단목은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지에서 생산되는 고급 목재다. 연구소는 자단목을 3차원 디지털 기술로 정밀 기록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숫자나 로마자로 여겨졌던 음각 표식 가운데 6점을 원나라의 공식 문자인 ‘파스파 문자’로 새롭게 판독했다.

파스파 문자가 원나라의 통치·행정·외교를 담당한 집권층을 중심으로 사용됐다는 점에서 해당 표식은 권위를 나타내거나 화물의 공적 검수와 관리를 표시하는 용도로 쓰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자가 새겨진 자단목 160여점에서는 확인된 ‘천삼(天三)’, ‘천육(天六)’, ‘황오(黃五)’, ‘주칠호(宙柒號)’ 등에 쓰인 ‘천·황·주’는 천자문의 첫머리 글자와 일치한다.

각각의 글자 뒤에 숫자나 ‘호’가 붙은 것으로 미뤄 천자문을 화물 분류 부호로 삼고 일련번호를 부여해 목재를 관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안선에서 발견된 목간과 자단목 표식이 서로 맞물린다는 사실도 처음 밝혀졌다. 목간에 일본 가나 문자로 적힌 인명과 서명 형태의 수결인 ‘화압’이 자단목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화물 묶음에 매단 꼬리표인 목간과 목재에 직접 새긴 표식을 대조해 검수와 인수 과정에서 화물을 확인했다는 의미다.

신안선의 최종 목적지인 일본 도후쿠지(東福寺) 등 현지 관계자들이 선적 단계부터 유통까지 관여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서이기도 하다.

연구소는 한국 수중발굴 50주년을 맞아 15일부터 내년 2월 14일까지 특별전 ‘바다를 건넌 나무, 자단’을 열고 ‘신안선 자단목과 동아시아 해양교류’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도 개최한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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