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환경연대 등 10개월 동안 피해지 조사
1050개 조사구 정밀조사·상황도 전수분석
6개 대학·연구소 참여…시민 5113명 후원
국회·산림청에 조사 및 산림 정책 쇄신 촉구
2025 경북산불 피해확산 원인조사 보고서 표지.
27명이 숨지고 숲 11만6천㏊를 태운 ‘2025년 3월 경북 산불’ 발생 1년을 맞아 피해 확산 원인을 살핀 보고서가 나왔다.
불교환경연대·안동환경운동연합·서울환경연합·생명다양성재단은 3월 22일 ‘2025 경북산불 피해확산 원인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 시민사회가 대형 재난의 원인을 독자적으로 조사한 사례다. 홍석환 부산대 교수·황석정 산불정책기술연구소장 등 전문가를 비롯해 6개 대학·연구소가 참여해 2025년 5월부터 약 10개월에 걸쳐 수행한 연구의 결과물이다. 파타고니아, 환경운동연합 대구경북 광역협의회, 기부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를 통해 뜻을 모은 5113명의 시민 후원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
2025년 3월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안동·청송·영양·영덕까지 번지며 27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4000여 채의 주택을 전소시켰으며 11만 6000헥타르 이상의 산림을 태웠다. 피해 추정액만 1조 1천억 원에 달하는 산불 재난이다.
이번 보고서는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의성산불 진행경과 분석 및 현장대응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다. 이들은 산림청 상황을 35건을 전수 분석하고 “기상자료와 교차 검증한 결과 발화 직후부터 대규모 자원이 투입되었음에도 실질적 화선 축소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약 60시간의 저풍속 구간에서도 확산 저지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진화율이 상승하는 동안 피해 면적이 오히려 확대되는 '지표 괴리'가 관찰됐고 지휘·임무·전술·정보 체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 결함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둘째, 산불피해 영향요인 분석이다. 보고서는 피해지 내 1050개 조사구를 대상으로 식생 구조, 간벌 여부, 지형 등이 피해 강도에 미친 영향을 규명했다. 이에 따르면 간벌지 교목 고사율은 비간벌지의 3배 이상이었고 능선부 침엽수 간벌지의 수관화 발생률은 78.8%로 비간벌지(5.3%)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위성영상 분석 결과 실제 피해면적은 11만 6333ha로 산림청 발표(9만 9289ha)보다 1만 7000ha 이상 넓은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조사에 참가한 시민단체들는 발간사에서 "재난의 원인을 밝히는 일은 국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며 ”국가가 스스로를 조사하지 않을 때, 시민이 나서서 진실에 다가가는 것, 그것이 바로 민간 조사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5년 10월 1차 보고회, 2026년 1월 중간발표, 2월 최종발표 등 세 차례 공개 발표를 거치며 연구 과정 전체를 언론과 시민사회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민단체와 연구진은 "보고서 발간 이후에도 정보공개 청구와 추가 분석을 이어갈 것“이라며 ”정책 전환이 실제로 이루어지는지 감시하고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 경북산불 대응 전 과정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산림청에는 산불 대응 체계와 산림 관리 정책을 전면 쇄신할 것을 촉구했다. 또 산림 정책 전반을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검토할 수 있는 독립적 공론화 기구를 설치할 것을 요청했다.
보고서는 구글 드라이브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jmVUkUyb8kU6UwdVGaYrrM2fQF0EY0Yn?usp=drive_lin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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