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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 현장중심 ‘산업체 협력 농업연구’에 거는 기대

여기엔 종자·생명소재·인공지능(AI)·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기업들이 다수 참여한다. 농과원은 이들과 함께 연구 초기단계부터 현장의 기술 수요를 연구개발에 반영하는 협력체계를...

[시론] 현장중심 ‘산업체 협력 농업연구’에 거는 기대

국가연구개발에서 공공연구기관과 외부기관의 협력은 이제 낯선 개념이 아니다. 이미 대학과 산업체, 연구기관이 함께 하고 출연금을 지원하는 공동연구개발사업이 제도적으로 정착돼 있다. 이런 협력 방식은 현장 수요와 기술 확산까지 자연스레 이어질 때 더욱 빛이 난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추진하는 산업체 협력연구는 이런 생각을 기반으로 출발했다. 산업체 협력연구는 출연금 배정 여부와는 상관없이 산업체가 자발적으로 공공연구기관과 함께 연구하는 방식이다. 연구비 지원을 전제로 하지 않고 기술 개발 필요성과 현장문제 해결이라는 공동 목표를 바라보며 협력한다는 것이 기존 공동연구개발사업과 다른 점이다.

제도나 경험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 협력이었다. 당연히 처음엔 다소 미약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산업체와의 협력으로 연구 방향이 바뀌자 연구 성과는 예상보다 빠르고 분명하게 나타났다. 농과원과 산업체가 농업 미생물 비료분야 협력연구로 ‘농업기술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또한 농업 미생물분야에서 국제협력 과제를 발굴했으며, 브라질 농업연구청 등 해외 연구기관과의 업무협약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체는 단순한 연구 참여자가 아니었다. 이들은 현장 수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주체이자 개발된 기술을 실제로 활용하고 현장에 확산하는 핵심축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연구 초기단계부터 산업체와 함께하면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기술 개발의 방향을 현장 친화적으로 잡을 수 있다. 이같이 개발된 기술은 빠르게 현장 검증도 가능하다.

올해 농과원은 산업체 협력연구를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엔 종자·생명소재·인공지능(AI)·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기업들이 다수 참여한다. 농과원은 이들과 함께 연구 초기단계부터 현장의 기술 수요를 연구개발에 반영하는 협력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된다.

협력 과제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다. 기획단계부터 산업체와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찾는 협력 구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연구는 실험실에서 현장으로 확장되고, 개발된 기술은 논문 게재를 넘어 실제 확산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리라 기대한다.

이런 산업체 협력연구는 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 역량에 산업체의 높은 현장 이해도와 사업화 경험을 더함으로써 연구 성과가 현장으로 바로 확산, 활용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산업체 성장은 곧 농업현장의 기술 선택지를 넓히고, 이는 다시 농민의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농과원은 앞으로도 산업체와의 협력으로 현장에서 답을 찾고, 현장에서 완성되는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산업체 협력연구는 공동연구개발사업을 대체하는 새로운 제도가 아니다. 오히려 공공연구가 현장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고, 연구 성과를 지금보다 빠르게 현장으로 확산하기 위한 보완 전략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공공과 민간이 같은 목표를 가지고 서로가 가진 강점을 더했을 때 연구 결과는 단단해지고, 현장에는 완성도 높은 기술이 보급될 것이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성과를 완성하는 산업체 협력연구가 우리 농업 현장에 새로운 기술과 활력을 보급하는 통로로 자리 잡길 바란다.

성제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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