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우 대동평화사상연구원 연구원
현 정부의 지지도가 60대 중후반에 달하는 가운데 치러진 제9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결과를 보며, 주권자들이 내린 서늘한 표심의 실체와 현 민주당 리더십을 다시금 반추하게 된다. 취임 초기 한국갤럽 직무수행 평가에서 84%라는 역대 최고치 지지율로 화려하게 출범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인기도가, 최근 시사IN 전직 대통령 신뢰도 조사에서 2%대 수준의 최하위권으로 주저앉았다는 사실은 한국 정치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84%에서 2%로의 수직 낙하는 단순한 한 정치인의 퇴장이 아니라, 문재인식 도덕적 이미지 정치와 화려한 극장 리더십의 파산을 의미한다.
권력을 사적으로 오용하며 사익을 추구하다 사법 단죄를 받은 이명박, 안일함과 무능으로 비선 실세에게 공적 시스템을 넘겨 탄핵당한 박근혜, 폭정을 일삼다 친위내란을 일으켜 몰락한 윤석열에 이르기까지, 역대 보수 정권들이 보여준 무능과 헌정 파괴의 범죄적 행태와 비교할 때 문재인 정부는 분명 그 궤를 달리한다.
거시경제 지표 측면에서 국내총생산(GDP) 세계 10위권 진입과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 달러 안착을 이뤄내며 국민에게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자부심을 선사했던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넓힌 문재인 케어와 아동수당 도입 등 사회안전망의 외연을 확대했고, 팬데믹 초기 K-방역으로 글로벌 위기 관리 역량을 입증했으며, 한미 미사일 지침의 완전 폐지로 국방 주권을 확장한 것 역시 명백한 치적이다. 하지만 탄핵 이후 촛불민심의 압도적 지지를 안고 탄생한 정권이었기에, 훌륭했던 거시경제 지표의 그늘에서 드러난 부동산 가격 폭등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희생한 자영업자에 대한 미흡한 대책 등 서민들의 실제 먹고사는 현장에서 무능함은 주권자들에게 깊은 배신감으로 다가왔다.
탈원전이라는 구호만 요란하게 떠들었을 뿐, 정작 이를 대체할 실질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인프라 구축의 미흡함으로 인해 보수 언론과 야당에 역공의 빌미만 제공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역시 화려한 정상회담의 연출에만 취했을 뿐, 철저하게 미국의 눈치를 보며 워킹그룹의 틀에 갇히는 바람에 남북 교류와 협력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위선적 정의의 민낯 역시 치명적이었다. 특히 청년 세대의 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극단적 페미니즘 인사들을 요직에 기용하고 편향된 젠더 정책을 밀어붙여 사회적 분열을 극대화하면서,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을 기대했던 청년들의 박탈감은 분노로 변했다.
결정적인 패착은 윤석열 검찰의 항명과 편파 수사에 대한 유약한 대응이었다. 사법부 1심 판결이 증명하듯 선출된 권력을 타격한 검찰의 연성 쿠데타에 맞서 추미애 법무부의 견제 조치는 정당성을 쥐고 있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장관을 방패막이로 세운 채 침묵과 우유부단함으로 일관했고, 이는 결국 정권 재창출 실패와 검찰 정권의 탄생이라는 비극적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문재인식 정치는 화려한 수사와 공수처 출범 같은 껍데기 제도화에만 집착했을 뿐, 실제 현실에서는 민생을 보살피지 못했고 권력기관 인사와 통제에도 실패했다.
보수 정권의 범죄적 폭정과 대립하는 도덕적 자산을 가졌음에도 결국 무능과 유약함으로 실망을 안겨 20대 주권자와 중도보수 주권자, 그리고 합리적 보수 주권자가 떠나갔다. 이 결과가 바로 정권의 교체와 이반된 표심이라는 주권자들의 냉정한 심판이다.
이제 한국 정치와 현 민주당은 문재인 시절의 유산과 뼈아프지만 철저히 결별해야 한다. 그 이반된 표심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떠나간 주권자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유능한 정치의 시대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84%에서 2%로 낙폭한 문재인 리더십과 단호히 안녕을 고해야 할 이유이자 현 민주당 리더십에 던져진 과제이다.
/김성우 대동평화사상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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