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犬生’…생지옥 같은 동물보호소 곳곳에 있었다
광주·무안·보성 등 민간위탁시설
굶주리고 열악한 환경 생존 위협
마취제 없이 불법 안락사까지
논란 일자 직영제 전환 잇따라
동물단체들, 장흥군 고발 검토 중
2026년 09월 02일(수) 20:30
지난 2020년 보성군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는 사료와 식수 지급도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부병 등으로 털이 빠져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장흥군 동물보호센터가 보호 중인 개들에 대한 부실 관리<광주일보 9월 2일 6면>로 비판을 받는 가운데, 다른 지자체 동물보호소의 보호 동물 관리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력 부족과 시설 미비 등을 이유로 보호동물이 굶주리거나 열악한 환경에 방치되는 등 생존을 위협하는 공간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2일 동물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광주시동물보호센터 운영 업체 대표가 동물 학대 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업체 대표는 겨울철 영하권에 이르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동물보호소에 방풍비닐 등 월동 시설을 제대로 설치해 주지 않는 등 방치한 혐의를 받았다. 광주시동물보호센터는 2011년 문을 연 이후 민간으로 운영됐다가, 해당 논란 이후 위탁 운영자를 한 차례 변경한 뒤 지난해 1월부터 시 직영으로 바뀌었다.
전남 지역에서도 동물들이 보호소 내에서 방치·학대당한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 2022년에는 무안군이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던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사료와 물을 제대로 먹지 못한 개가 폐사하면서 관리·감독 소홀 논란이 일었다. 동물보호단체는 보호소 내부에 배설물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위생 상태가 열악하고 일부 동물이 지친 채 쓰러져 있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해당 동물들의 직접적인 사인이 사료와 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탈수라고 주장했다.
무안군은 이듬해 축산과에 동물복지팀을 신설하고 유기동물보호소를 군 직영으로 전환했다.
앞서 2020년 보성군 유기동물보호센터는 보호 중이던 유기견 20여마리를 마취제 없이 불법 안락사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동물보호법상 동물의 안락사는 마취를 한 뒤 심정지 또는 호흡마비를 유발하는 약제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안락사를 담당한 수의사는 마취제 없이 근육이완제인 석시콜린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호소 환경 역시 열악했다. 당시 보성군 보호소에서는 바닥까지 철조망으로 만들어 배설물이 아래로 떨어지도록 한 이른바 ‘뜬장’에서 개들이 보호되고 있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보성군은 보호소 운영을 직영체제로 전환하고 담당자를 인사 조치하는 한편 전문직 공무원으로 재배치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6월 공개한 ‘2025년 동물보호·복지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구조한 2181마리 가운데 925마리(42.4%)가 자연사한 것으로 집계돼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전남 역시 3353마리(36.0%)가 자연사해 전국 평균(25.7%)을 크게 웃돌았다.
동물보호단체 등 관계자들은 “지자체 공무원들, 특히 유기견 보호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들 중에서도 기본적인 견사 관리 방식조차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이들이 적지 않다”며 “전문 인력이나 보호 시설을 늘리려 하면 매번 ‘예산이 없다’며 아무런 개선책을 내놓지 않고, 방치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장흥군 동물보호센터의 경우에도 민간위탁이 아닌 지자체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도 예산, 인력 지원이 부족했다. 장흥군은 지난 2023년 신설 동물보호센터를 2028년까지 짓겠다는 계획도 부지가 없다며 무산시키더니 지금까지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단체들은 민간 위탁을 맡긴 지자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지적도 내놨다.
지자체가 유기동물을 구조해 보호소에 맡기면 위탁 운영자는 동물을 포획할 때 포획비를 받고, 보호기간에 따라 보호관리비와 안락사 비용까지 지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단체 관계자는 “민간위탁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직영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계속 이야기해왔는데, 장흥처럼 직영으로 운영되는 보호소에서조차 방치 사건이 발생하면 동물들은 더 이상 보호받을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동물보호단체들은 장흥군과 장흥군 동물보호센터 관계자들을 동물학대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윤주은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