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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페셜 특강] "네오콘 일본의 탄생…3·11은 왜 일본을 바꾸지 못했나...

이러한 일본의 변화는 최근 안보국가로의 질주와 반도체 산업 부흥 전략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서 실장은 일본이 '순결한 피해국' 행세를 하며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동북아시아와 한일...

[스페셜 특강] "네오콘 일본의 탄생…3·11은 왜 일본을 바꾸지 못했나...

4월16일 서울대 역사학과 동문 사학인 포럼 강연

'네오콘 일본의 탄생' 주제로 일본 사회 심층 분석

2011년3월11일 매그니튜드 9.0 대지진: 쓰나미로 2만명이 사망하고, 후쿠시마 제1원전 1,3,4호기가 폭발했다. 5개월간 방사성물질 유출량은 히로시마 원폭의 168배에 달한다. [사진=강의안 발췌]

최근 일본 사회의 급격한 우경화와 전략국가화의 흐름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대 역사학과 동문 사학인 포럼은 『네오콘 일본의 탄생』 저자인 서의동 경향신문 논설실장을 초청해 '네오콘 일본의 탄생'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서 실장은 이날 강연에서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이하3·11)를 일본 현대사의 중대한 '퇴행적 변곡점'으로 규정했다. 그는 "3·11은 일본인들의 불안감을 최대로 키운 사건이었으며, 일본 사회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대신 아베 신조로 대표되는 보수우익 그룹, 즉 '네오콘'의 집권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1990년대 '빌드업'된 우경화와 좌파의 몰락

강연에 따르면 일본의 우경화는 3·11 이전부터 서서히 준비되어 왔다. 그는 1990년대 탈냉전과 거품 경제 붕괴 이후의 혼돈을 주목했다. 당시 과거사 문제에 직면하게 된 일본인들의 불안과 당혹감이 커졌고, 이는 청년 세대의 내셔널리즘 귀의로 이어졌다. 특히 만화가 고바야시 요시노리의 '역사수정주의'가 대중화되고, '새역모(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교과서 전쟁과 혐한론이 발호하며 우익의 사상적 기반이 다져졌다는 설명이다.

"(전투에서) 승승장구하던 다카무라씨의 일기로부터 전쟁의 상쾌함, 충실감, 감동을 배우자. 이기는 전쟁은 역시 멋지다. 이런 소리하면 눈살 찌푸리며 착한 척 하는 이들은 내버려두자."(고바야시 '전쟁론'에서 인용) [사진=강의안 발췌]

반면, 일본의 진보·좌파 세력은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서 실장은 천황제를 넘어서지 못한 좌파와 사회당의 몰락이 결과적으로 일본 사회의 견제 장치를 사라지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등장한 하토야마 유키오의 '아시아 회귀' 시도마저 실패로 돌아가면서, 일본 정치는 아베 신조의 신보수주의로 급격히 쏠리게 되었다.

거대 이익공동체 겐시료쿠 무라(原子力村) [사진=강의안 발췌]

'인도-태평양' 전략국가로의 탈바꿈과 한일 관계

아베 정권 이후 일본은 본격적으로 '일국 평화주의'를 내팽개치고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전략국가'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서 실장은 아베가 창안한 '인도-태평양' 지정학적 구상이 미·일 동맹을 '국체' 수준으로 강화하며 일본을 체스판의 설계자로 만들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일본의 변화는 최근 안보국가로의 질주와 반도체 산업 부흥 전략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서 실장은 일본이 '순결한 피해국' 행세를 하며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동북아시아와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다카이치 홈페이지 메인화면 갈무리]

특히 서 실장은 현재 일본 정치 상황을 '아베 유훈 체제'로 규정하며 정치권의 보수화를 경계했다. 아베의 노선을 적극 계승하는 다카이치 총리의 장기 집권 가능성이 부상하는 반면, 이를 견제할 리버럴 야당 세력은 지리멸렬한 상태로 몰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참정당 등 선명한 우익 색채를 띤 정당들이 새로운 세력으로 득세하며 일본 사회의 우경화 흐름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이러한 일당 독주와 우향우 기조는 일본이 자국 중심의 '전략국가'로 나아가는 핵심적인 내부 동력이 되고 있다.

이웃 일본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변화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향배를 짚어보는 데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 서의동 경향신문 논설실장은

서울대 동양사학과에서 동아시아사를 공부했다. 동국대 대학원 북한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탈냉전기 일본의 샌프란시스코 체제 변용과 남·북·일 갈등'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향신문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김대중 정부 시기 평양과 신의주, 함경남도 금호와 금강산 등을 방북 취재했다. 일본 게이오대학 방문연구원(2004년)을 지냈고, 도쿄특파원(2011~2014년)으로 3·11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 아베 총리의 재집권 초기를 지켜봤다. 저서로 『다음 세대를 위한 북한 안내서』(2018), 『다음 세대를 위한 통일 안내서』(2020), 『101평화』(2023, 공저), 『대혼란의 세상, 희망을 찾아서』(2024․공저), 『네오콘 일본의 탄생』(202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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