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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은행예금 감소·유동성 축소 가능성"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발행을 제한하면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핀테크 혁신을 제약할 수 있다. 반대로 빅테크를 포함해 발행을 전면 허용하면 혁신은 촉진될 수 있지만, 비금융 발행사로 예금이 이동할...

"스테이블코인 활성화, 은행예금 감소·유동성 축소 가능성"

스테이블코인 활성화가 예금 수취, 신용 창출, 결제 중개 등 은행의 핵심 기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은행권은 예대율이 높고, 인터넷은행의 요구불예금 의존도가 크다는 점에서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연수원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가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 이미지. / 한국금융연수원 홈페이지 갈무리

10일 금융권 소식을 종합하면 이대기 한국금융연수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가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될 경우 은행업이 세 가지 경로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스테이블코인 구매 과정에서 은행 예금이 줄고, 해당 자금이 발행사의 준비금으로 이동할 수 있다. 준비금이 국채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비은행 자산으로 운용될 경우 은행의 유동성과 대출 재원이 줄어 신용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제 기능 일부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이전되면 은행의 결제 관련 수수료 수익도 감소할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예금 수취, 신용 창출, 결제 중개라는 세 경로가 동시에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영향은 1970년대 MMF 출현이나 2000년대 인터넷뱅킹 등장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 제도 설계에서 준비금 관리 방식이 중요하다고 봤다.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면 시장이 성장할수록 은행 예치 자금도 함께 늘어 금융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시장법(MiCA)도 이와 유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반대로 준비금 예치처를 국채나 MMF 등 비은행 자산으로 폭넓게 허용하면 스테이블코인 성장이 은행 예금 기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의 높은 예대율 구조를 고려해 준비금 관리 방식을 신중히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발행 주체의 범위도 쟁점으로 꼽았다.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발행을 제한하면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핀테크 혁신을 제약할 수 있다. 반대로 빅테크를 포함해 발행을 전면 허용하면 혁신은 촉진될 수 있지만, 비금융 발행사로 예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연구위원은 핀테크 기업의 발행을 허용하되 준비금 관리 의무와 건전성 규제를 결합하는 방식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혁신과 금융 안정의 균형을 맞추면서 국제 규제 흐름과의 정합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관계 설정도 중요한 정책 변수로 제시됐다. 두 제도가 경쟁 구도로 설계될 경우 시장 혼선과 이중 규제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이 CBDC의 유통과 활용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도록 설계하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민간의 혁신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 설계 과정에서 은행업계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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