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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스타트업 포커스] 칼부림 부른 깜깜이 인테리어 시공, AI가 끝낸다

소비자는 AI 디자인 페이지에 머물며 집을 꾸미는 데는 열광했지만, 정작 복잡한 내부 프로젝트와 대시보드... 이에 아이오드는 비즈니스 모델을 B2B2C 형태의 'AI 표준화 플랫폼'으로 과감히 전환하며, 거품과 하자 비용을...

[스타트업 포커스] 칼부림 부른 깜깜이 인테리어 시공, AI가 끝낸다

아이오드 김선본 대표가 23일 G아티언스 커넥팅데이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인테리어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G아티언스 사무국)

화려한 SNS의 역설과 붕괴된 신뢰의 외주화

일생에 한두 번 겪을까 말까 한 주택 인테리어 공사는 누군가에게는 꿈의 실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끔찍한 악몽이 되기도 한다. 한국소비자원의 데이터가 이를 방증한다. 전체 인테리어 관련 소비자 분쟁 중 무려 57.3%가 부실시공과 하자, 자재 혼재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

연간 429건의 하자 보수 미이행, 250건의 마감 불량 등 그 피해는 매년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급기야 대전 봉명동과 서울에서는 공사 중 빚어진 시비 끝에 발주자가 사업자를 흉기로 찔러 사망에 이르게 하는 극단적인 범죄까지 발생한다.

이러한 참극의 이면에는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를 병들게 하는 기형적인 산업 구조가 똬리를 틀고 있다. 소비자들은 유튜브나 SNS를 통해 끝없이 쏟아지는 화려한 디자인 정보를 무분별하게 소비한다. 그러나 수도권의 20~30억 원대 아파트와 지방의 2~3억 원대 아파트의 시공 단가와 구조는 엄연히 다름에도, 미디어는 결과물의 화려함만을 비춘다.

눈높이가 한껏 높아진 소비자는 무리한 요구를 던진다. 생존이 절실한 영세 소규모 업체들은 억지로 공사를 수주한 뒤 하청 업체를 쥐어짜는 악순환에 빠진다. 불투명한 견적과 명확한 기준의 부재 속에서 갈등은 필연적이다. 정산 데이터마저 없어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은 감정싸움으로 전락하고 만다.

결국 소비자는 대형 브랜드에 30%의 프리미엄을 얹어 주거나, 리스크를 짊어진 채 소규모 업체와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야 하는 양극단의 선택지에 놓이게 된다.

고객은 인테리어 공사 실습이 아닌 '검증된 파트너'를 원한다

이렇듯 늪에 빠진 인테리어 시장을 '기술'로 구원하겠다고 나선 이가 있다. 한국과 일본의 시공 현장에서 8년 동안 직접 몸을 부딪치며 구조적 모순을 체감한 예비 창업 기업 '아이오드(AIOD)'의 김선본 대표다.

흥미로운 점은 아이오드가 처음부터 완벽한 정답을 찾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당초 아이오드는 소비자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B2C 교육 모델(MVP)을 테스트했다. 하지만 3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기능 만족도는 80%에 달했으나 전체 공정을 완주한 비율은 단 7%에 그쳤다. 소비자는 AI 디자인 페이지에 머물며 집을 꾸미는 데는 열광했지만, 정작 복잡한 내부 프로젝트와 대시보드 기능에서는 이탈해 버렸다.

김선본 대표가 23일 G아티언스 커넥팅데이에서 기존 인테리어 시장의 약점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G아티언스 사무국)

김 대표는 이 차가운 데이터 속에서 명확한 인사이트를 찾아냈다. "소비자는 복잡한 인테리어 지식을 학습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당장 믿고 맡길 수 있는 '검증된 파트너'와 '책임 구조'를 원한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아이오드는 비즈니스 모델을 B2B2C 형태의 'AI 표준화 플랫폼'으로 과감히 전환하며, 거품과 하자 비용을 동시에 걷어낼 무기 '인픽(Inpick)'을 세상에 내놓았다.

일주일의 상담이 단 71초로… AI가 이끄는 '5단계 투명화 혁신'

아이오드가 개발 중인 '인픽'은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기존의 불투명한 작업 공정을 5단계의 투명한 혁신으로 탈바꿈시킨다.

우선 인공지능이 도면과 평면을 인식해 공간을 스스로 분할하고 추출해 낸다.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마치 게임을 하듯 단 5분 만에 원하는 자재를 골라 3D로 공간을 꾸민다. 가장 놀라운 것은 그다음이다. 완성된 이미지를 비전 AI가 분석하여 현장에 투입될 자재의 적산과 물량을 오차 없이 실시간으로 계산해 내는 것이다.

나아가 공공 데이터를 연동하여 노무비, 자재비, 경비가 투명하게 반영된 '표준 단가'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이 투명한 견적을 바탕으로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고, 리스크 분석부터 전자 계약까지 원스톱으로 체결된다.

이 시스템이 현장에 도입될 경우 김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일주일씩 걸리던 디자인 상담은 71~82초 수준으로, 이틀이 넘게 걸리던 견적 산출은 불과 3분으로 단축된다. 사업자는 서류 작업에 뺏기던 시간을 고스란히 현장 품질 관리에 쏟을 수 있어, 부실 시공이라는 시장의 근본적 병폐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인테리어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LLM'의 꿈

국내 인테리어 시장은 표면적으로 약 69.4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가구 시장이 포함되어 부풀려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 대표는 "가구는 필수 요소일 뿐만 아니라, 부가세 문제로 현금 거래가 이뤄지는 은닉 시장까지 감안하면 실제 시장은 훨씬 더 크다"며 반박한다. 이 거대한 시장에서 아이오드는 연간 151억 원의 목표 매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든든한 우군도 합류한다. 2021년 베트남 올림피아드 1위 출신의 AI 개발자와 카이스트 인재들이 합류를 앞두고 있어 기술적 진보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이오드의 시선은 단순한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에 머물지 않는다. 이들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2026년 이후 누적된 방대한 시공 데이터를 학습시켜 '건축·인테리어 전용 거대언어모델(LLM)'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 모델이 상용화되면, 길게는 2년 이상 걸리던 건축 설계 프로젝트의 1차 마감을 단 일주일 안에 끝낼 수 있게 된다.

불신과 피로감으로 멍들어 있던 인테리어 외주 시장이 인공지능이라는 투명한 렌즈를 통해 신뢰의 생태계로 재건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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