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건설투자 확대, 내수 회복은 제한
GDI 7.5%↑단가상승·교역조건 개선
중동 리스크 시차 반영, 유가·환율 변수
수출 단가 상승과 투자 확대가 1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린 가운데 2분기부터는 유가·환율 등 대외 변수와 내수 회복 여부가 경기 흐름을 가를 전망이다. /Chat GPT 생성 이미지
중동 지정학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와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1분기 성장률은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성장 기여 구조를 보면 수출 비중이 높은 반면 내수 회복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모습이다. 교역조건 개선에 따른 소득 증가가 확인된 가운데 중동 변수의 시차 반영 여부가 2분기 경기 방향을 가를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속보치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1.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제시한 전망치(0.9%)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분기 성장률은 작년 1분기 -0.2%에서 2분기 0.7%, 3분기 1.3%로 개선 흐름을 보이다가 4분기 다시 –0.2%로 하락했고 올해 들어 반등 폭을 키웠다. 이번 성장률은 2020년 3분기(2.2%) 이후 약 5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반도체 중심 수출 5.1%↑성장 견인
내수 측면에서는 민간소비가 의류 등 재화 소비 증가에 힘입어 0.5% 늘었고 정부소비도 물건비 지출 확대 영향으로 0.1% 증가했다. 특히 투자 부문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과 토목 부문이 동시에 확대되며 2.8% 증가했고, 설비투자 역시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늘면서 4.8% 상승했다.
대외 부문에서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5.1% 증가했다. 이는 2020년 3분기(14.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수입도 기계·장비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3.0% 늘었다.
성장 기여도를 보면 내수는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0.6%포인트를 끌어올렸고, 수출 증가 폭이 수입을 상회하면서 순수출 기여도는 1.1%포인트에 달했다. 항목별로는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각 0.3%포인트, 0.4%포인트씩 기여했고, 민간소비는 0.2%포인트를 보탰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중심으로 3.9% 증가하며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확대를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4.5% 증가했고, 건설업도 건물과 토목 부문의 동반 성장으로 3.9% 늘었다. 농림어업은 재배업 호조로 4.1% 증가했으며, 서비스업은 금융·보험과 문화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0.4% 확대됐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 분기 대비 7.5% 증가해 GDP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198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반도체 등 수출 가격 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이 실질 구매력을 끌어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단가 상승이 만든 반등, 다음 분기 시험대
이번 성장률은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기여한 결과로 보이지만 세부적으로는 교역조건 개선과 특정 산업 중심 확장이 맞물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수출이 물량뿐 아니라 단가 상승까지 동반하면서 실질 국내총소득(GDI)을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수출 증가율보다 GDI 증가율이 더 크게 나타난 것은 교역조건이 개선됐다는 의미로, 글로벌 AI 수요 확대에 따른 고부가 제품 중심 수출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전쟁 영향과 관련해서는 1분기 성장률에 미친 직접적인 충격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쟁이 2월 말 발생했지만 실제 물류와 수출 흐름에 반영되는 시차를 감안하면 1분기에는 일부 기간에만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변수는 2분기부터다. 에너지 가격과 환율을 중심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되는 동시에 교역과 소비 측면에서는 하방 요인이 점차 반영될 여지가 있다. 민간소비 역시 일부 지표에서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전쟁 영향이 시차를 두고 내수에 반영되는지 여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성장 경로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중동 변수와 별개로 반도체 중심 수출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2분기에는 재정 집행 효과도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향후 성장률은 교역조건 개선에 기반한 수출 동력과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부담 요인 간의 힘겨루기 속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질 국내총생산(GDP)=한 나라 안에서 일정 기간 동안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총가치를 물가 변동을 제거해 계산한 지표로 경제 규모와 성장 속도를 나타냄
☞순수출=수출에서 수입을 뺀 값으로 한 나라가 해외와의 거래를 통해 순수하게 창출한 경제적 기여도를 의미하며 GDP 구성 요소 중 하나
☞실질 국내총소득(GDI)=한 나라가 일정 기간 동안 벌어들인 소득을 물가 변동 영향을 제거해 계산한 지표로 교역조건 변화까지 반영해 실제 구매력 수준을 보여주는 경제 지표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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