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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출 호조에도 원화 약세…"거주자 외화예금 살펴야"

사진=Chat GPT 반도체 수출 급증으로 무역수지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좀처럼... 반도체 가격 효과와 에너지 수입 감소(이란 전쟁 전)가 함께 작용하며 무역수지 개선 속도가 주요국 가운데...

수출 호조에도 원화 약세…"거주자 외화예금 살펴야"

반도체 주도 무역수지 역대 최고

"현재 디커플링, 이전 양상과 달라"

무역수지 급등에도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Chat GPT

[비즈월드] 반도체 수출 급증으로 무역수지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거주자 외화예금을 이유로 꼽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지난 1일 '3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3월 무역수지는 861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3%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인 2021년 말 국내 수출은 이미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당시 유가 급등과 무역수지 악화가 맞물리며 원화 가치가 20% 가까이 급락했다.

지금은 정반대다. 반도체 가격 효과와 에너지 수입 감소(이란 전쟁 전)가 함께 작용하며 무역수지 개선 속도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르다.

2020~2024년 월평균 무역수지 대비 2025년·2026년 1~2월 수치는 6배 가까이 뛰었다. 수출이 잘 나가는 나라의 통화라면 강세가 정상이다. 그런데 원화는 그렇지 않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상수지만 보지 말고 금융계정까지 더해서 달러 순공급을 계산해야 한다"고 짚었다.

방식은 이렇다. 경상수지에 외국인 국내투자를 더하고 내국인 해외투자를 빼는 것이다.

직접투자는 그대로 반영하되 포트폴리오 투자는 주식은 환헤지 비율 0.9, 채권은 0.1~0.2를 각각 적용한다.

이렇게 산출한 달러 순공급을 놓고 보면 원·달러 환율 1500원 상회는 다소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란 전쟁 발발 후 외국인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다. 전쟁 후 코스피(KOSPI)와 원화 가치 낙폭은 주요국 중 가장 컸다. 금융계정에서 이 충격이 경상수지 흑자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경상수지가 좋은데도 원화가 약한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권 연구원은 두 차례 사례를 분석했다. 첫 번째는 2000년대 중반이다. 당시 조선·자산운용사가 선물환 매도에 나서면 외국은행 국내 지점이 달러를 차입해 공급하는 구조가 작동했다.

단기외채가 급증하며 달러가 시장에 쏟아졌고 원화는 가파르게 강세를 보였다.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2007년 51%까지 올라갔다.

지금은 그 비중이 22%로 줄었다. 규제 완화로 선물환 포지션 한도가 올라가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단기외채 급증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로 외화 조달이 외국은행 차입에서 거주자 외화예금 등 내부 조달로 바뀐 탓이다.

두 번째는 2015년이다.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고 유가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당시 비거주자 역외선물환(NDF) 순매수가 급증했다. 역외선물환은 만기 때 계약원금 교환 없이 선물환율과 현물환율 간 차액을 계약 당시 약정한 통화로 결제하는 파생상품으로 순매수가 늘면 달러 수요가 커지고 환율 상승 기대로 이어진다.

권 연구원은 지금의 비거주자 NDF 순매수가 2015년이나 러·우 전쟁 당시보다 크게 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2015년 디커플링 요인을 지금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남은 설명은 거주자 외화예금이다. 과거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차익실현 수요와 네고물량이 나오며 외화예금이 줄었다.

지금은 반대다. 달러를 잘 벌고 있는데도 외환시장에 내놓지 않고 쌓아두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거주자 외화예금과 원·달러 환율 간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환율이 오르는 국면에서 외화예금도 함께 느는 패턴이다.

이런 상관관계가 나타나는 시기는 2013년 테이퍼 탠트럼, 2020년 코로나19, 2022년 러·우 전쟁, 2024년 말 비상계엄 직후 등 위기 국면과 겹친다. 지금이 그 수준에 준한다는 뜻이다.

권 연구원은 잠재 매도 물량이 충분히 쌓인 만큼 대외 여건이 안정될 경우 환율 하향 안정화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구조적으로 환율 레벨 자체가 올라갔다는 판단도 담겼다. 과거 디커플링 사례와 비교하면 불가피한 변화라는 해석이다.

권 연구원은 "늘어난 거주자 외화예금과 잠재 매도 가능성을 고려하면 대외 여건 안정화 시 환율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김혜민 기자 / hm113@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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