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김미희 기자]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에너지 대란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동산 석유·가스 공급이 중단되면서, 국내에서도 전 산업에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정부는 금일 자정을 기해 나프타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기초 원료로, ‘산업의 쌀’로 불린다. 이를 통해 에틸렌 등 기초유분이 생산되며 플라스틱, 섬유, 고무 등 다양한 산업의 출발점이 된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및 나프타 수송의 핵심 통로로, 국내 나프타 수입 물량의 절반 이상이 이 지역을 통과하는 만큼 해협 봉쇄가 나프타 공급 차질로 이어졌다.
실제로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나프타 거래 가격은 이란 사태 발발 전인 지난달 27일 t당 633달러에서 지난 24일 약 72% 급등한 1089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더불어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 또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이란이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을 공격하면서 가스와 함께 추출되는 헬륨 생산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산업까지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26일(현지시간) 중동 전쟁이 반도체 생산 공정의 핵심 원료인 헬륨 확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당장 반도체 산업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기업들이 비용 압박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타운대학교 안보·신기술센터의 해너 도먼 선임 연구원은 “헬륨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를 냉각하고 온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쓰이는 필수 원료로, 한국과 대만 등 반도체 제조기업들은 헬륨의 핵심 수요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아직 반도체 산업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반도체 제조사가 요구하는 고순도 헬륨 기준과 까다로운 자격 검증 절차 때문에 향후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기업의 경기 전망은 비상계엄 후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중동발 충격에 3월 기업 체감 경기가 비제조업 중심으로 악화했다.
4월 경기 전망은 비상계엄 사태 여파가 컸던 지난해 초 이후 최대 폭으로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0.1포인트(p) 하락한 94.1로 집계됐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과거(2003년 1월∼2025년 12월) 평균(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반대로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CBSI는 97.1로 전월과 같았다. 생산(+0.6p), 신규 수주(+0.6p) 등이 개선됐으나 제품 재고(-0.6p), 자금 사정(-0.4p) 등의 악화가 이를 상쇄했다. 비제조업 CBSI(92.0)는 자금 사정(-0.5p), 업황(-0.4p) 등을 중심으로 0.2p 하락했다.
4월 CBSI 전망치는 제조업이 3.0p 하락한 95.9, 비제조업이 5.6p 하락한 91.2로 집계됐다. 이는 계엄 직후였던 지난해 1월 제조업이 3.8p, 비제조업이 9.7p 각각 떨어진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다.
전산업 전망치도 4.5p 내린 93.1로, 역시 지난해 1월(-7.2p)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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