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 금융사 상장 공동주관…골드만 CEO, 머스크 호감 사려 X로 DM 보내기도
미국 텍사스주의 스페이스X 로켓 발사대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윤희 기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내달 뉴욕증시 상장을 공식화하면서, 월가 대형 투자은행들의 주관사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불꽃 튀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예상 수수료만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놓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주도권 싸움에 돌입한 양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공개한 IPO 투자설명서를 인용, 골드만삭스가 공동주관사 명단에서 최상위 자리인 '리드 레프트'(Lead Left)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업계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이 자리는 딜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대표 주관사임을 의미한다. 모건스탠리는 그 바로 옆 두 번째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상장 주관사는 신규 발행 주식을 인수할 투자자를 모집하고, 상장 초기 주가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월가 관행상 IPO 투자설명서 왼쪽 상단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는 기관이 이 같은 딜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대표주관사임을 의미한다.
NYT는 이번 스페이스X 상장에서 주관사들이 받는 수수료가 총 1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수수료는 이번 딜에 참여하는 22개 공동주관사가 나눠 갖지만, 관례상 대표주관사가 가장 큰 몫을 챙긴다.
골드만삭스는 리드 레프트 지위를 확보했다는 소식이 공식 확인되자 지난 19일 투자은행(IB) 부문 임원들이 근무하는 뉴욕 맨해튼 본사 33층에서는 이를 축하하는 파티가 짧게 열리기도 했다고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IB 전문가 출신인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가 일론 머스크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가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의 다이렉트 메시지(DM) 기능까지 활용하며 직접 소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통적으로 일론 머스크와 끈끈한 주거래 관계를 맺어온 모건스탠리는 골드만삭스의 '독주' 프레임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모건스탠리는 투자설명서에서 골드만삭스 바로 옆인 두 번째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모건스탠리보다 이름이 앞서 나온 것은 알파벳 순서를 따른 것일 뿐 두 은행이 대표주관사로 대등한 지위를 가졌다는 게 이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스페이스X는 이번 상장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인 750억달러(약 112조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상장 성공 시 기업가치는 1조7500억달러(약 2635조원)로, 단숨에 글로벌 시가총액 최상위권 빅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같은 메가 딜을 주도한 대표주관사는 향후 스페이스X가 단행할 대규모 회사채 발행, 후속 증자(유상증자), 인수합병(M&A) 자문 등 포스트 IPO 딜을 독점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상장을 통해 천문학적인 주식 대박을 터뜨릴 스페이스X 임직원들을 자사 자산관리(WM) 부문의 초고액 자산가(VVIP) 신규 고객으로 대거 유치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스페이스X는 내달 4일 투자자를 위한 로드쇼를 시작하며 이르면 12일 상장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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