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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도권 민원 대신 데이터센터(부산・울산・김해) 바다로 간다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를 둘러싸고 수도권에서는 입지 갈등이 심화되는 반면, 지방에서는 유치 움직임이 확산되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립을...

수도권 민원 대신 데이터센터(부산・울산・김해) 바다로 간다

전력·입지·냉각 부담 ‘삼중 제약’…해양 대안 부상

“갈등 해소 아닌 입지 분산”…수중 데이터센터 실증 착수

수중 데이터센터 모듈 구조 개념도. 해저에 설치된 실린더형 데이터센터 Pod와 변전·배전 설비가 배치되는 형태로 해수 냉각을 활용해 서버 발열을 제어하는 구조다. [제공=KIOST]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를 둘러싸고 수도권에서는 입지 갈등이 심화되는 반면, 지방에서는 유치 움직임이 확산되는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립을 둘러싼 민원과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소음과 전자파, 열 배출 등에 대한 우려가 주요 쟁점으로 전력 인프라가 집중된 지역일수록 수요 증가와 함께 갈등도 커지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반면 지방에서는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산업 기반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며 유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단순한 시설 유치를 넘어 지역 산업 구조 전환의 계기로 삼으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울산시는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탄소제로 수중데이터센터 표준모형 개발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관련 연구개발 사업이 본격화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하나는 산업단지에, 다른 하나는 실증 단계에서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현재까지 주민 관련 민원은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에코델타시티 내 그린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조성을 위해 4개 기업과 약 3조6313억 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대규모 투자 유치에 나섰다.

계획형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되면서, 초기 단계에서는 수도권과 같은 직접적인 주민 갈등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상황이다.

다만 이런 유치 움직임이 모두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김해시 역시 데이터센터 구축 논의가 있었지만 건축시장 위축과 투자환경 악화, 공사비 및 금융비용 부담 증가, 사업비 분담 문제 등이 겹치면서 사업이 중단된 뒤 결국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 입지 갈등에서 구조 문제로

데이터센터 입지를 둘러싼 문제는 이제 단순한 지역 갈등을 넘어 구조적 한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수도권은 전력과 수요가 집중된 만큼 입지 갈등이 불가피한 반면, 지방은 유치 의지가 있더라도 전력망과 수요, 투자 여건이 동시에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이 성립되기 어려운 구조다.

결국 데이터센터는 “어디는 못 짓고, 어디는 못 유치하는” 입지 제약 산업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전력·냉각 한계...해양으로 시선 이동

데이터센터 산업은 전력과 냉각, 입지라는 ‘삼중 제약’에 직면해 있다.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냉각에 투입되는 전력 비중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고밀도 서버 확산으로 발열 부담까지 커지면서 기존 공랭 중심 냉각 방식의 한계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데이터센터 입지는 단순한 부지 확보를 넘어 전력 공급과 냉각 효율, 사회적 수용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복합 산업 조건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해양을 활용한 수중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해수 냉각 기반 수중 데이터센터 실증모델 구축에 착수했으며 실증 설비는 수심 20~30m 해저에 구축되는 형태로 추진된다.

수중 데이터센터는 해저의 낮은 수온을 활용해 서버 발열을 직접 냉각하는 구조로, 기존 육상 대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KIOST 관계자는 “통상 육상 데이터센터의 전력효율지수(PUE)가 1.5~1.8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냉각에 들어가는 전력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며 “울산에서 표준모델이 개발되면 부산 바다에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조 기술이 경쟁력으로

수중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IT 시설을 넘어 해저 구조물 기반 인프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이로 인해 서버 성능보다 구조 안정성과 내구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해저 환경에서는 수압과 부식, 파랑 등 복합적인 조건을 견뎌야 하는 만큼, 장기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구조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해양 구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역할도 주목된다. 부산 기업 유주는 방파제 구조를 활용한 해양 데이터센터 플랫폼 연구를 추진 중이다.

해저 지반과 결속하는 ‘천공 타이셀’ 기술을 기반으로 방파제 내부 공간을 데이터센터로 활용하고 해상풍력과 결합한 통합형 인프라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해결 아닌 재배치”...상용화는 과제

수중 데이터센터는 주민 갈등을 직접 해소하기보다 입지를 분산시키는 대안에 가깝다.

도심에서 벗어난 해양 공간을 활용함으로써 기존 갈등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해양 생태계와 어업권 등 새로운 갈등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해저 설치 비용과 유지관리, 전력 공급 방식, 제도적 기준 마련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데이터센터 입지 문제는 이제 단순한 지역 갈등을 넘어 산업 구조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수도권의 갈등과 지방의 유치 움직임이 맞물리는 가운데 전력과 입지, 기술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가 바다로 확장되는 순간, 문제는 입지를 넘어 전력·기술·정책이 결합된 산업 구조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중 데이터센터 내부 구조 개념도 서버 랙 내부를 순환하는 냉각수 흐름을 통해 발열을 직접 제어하는 방식으로, 해수 냉각 기반 고효율 운영 구조를 구현한다. [제공=KI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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