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고 부드러운 살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가자미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생선 중 하나입니다. 구이, 조림, 찜, 회 등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으며, 특히 가을부터 봄까지가 제철이라 기름이 오르고 살이 부드러워 가장 맛있습니다.
가자미는 잔가시가 적고 뼈가 굵어 발라내기 쉽지만, 너무 급하게 먹으면 굵은 생선 가시를 삼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만약 생선 가시를 삼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소개합니다.
[글 | 화홍병원 소화기내과 전제혁 센터장]
2026년 2월 6일. 59세 남자 환자가 진료실에 내원하였습니다. 환자는 며칠 전에 가자미를 먹었는데 그 이후 목에 가시가 걸린 느낌이 계속 있고, 목과 가슴이 계속 아파 이비인후과 진료를 보았으나 특별한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방문하였습니다. 환자는 가슴 부위의 불편감을 지속적으로 호소하였고, 응급상황으로 판단되어 최대한 빨리 조영제 CT를 촬영하였습니다.
CT 상에서 정말 놀랍게도 식도에 생선 가시로 추정되는 물체가 박혀 있었습니다. 식도의 옆에는 대동맥 등 큰 혈관들이 있어 너무 위험하였으나 다행히 동맥 바로 옆에 식도가 있어 대동맥을 찌르진 않은 상황이었습니다(그림 1 참고).
[ 그림 1 ] 3cm 크기의 하얀 물체가 관찰되며 식도를 뚫은 상태. 다행히 바로 옆에 있는 대동맥을 뚫진 않았다.
빠른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여 환자와 보호자에게 설명하였습니다. “CT 검사 결과 식도에 가시로 의심되는 3cm 크기의 병변이 관찰됩니다. 큰 동맥 바로 옆에 있어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위험하겠습니다. 진정(수면) 내시경은 환자의 협조가 되지 않을 경우 이물 제거가 불가능해 비수면으로 검사하겠습니다. 잘 협조해 주셔야 합니다.”
검사는 시작되었고 식도의 중간 부위에 박혀 있는 크고 뾰족한 가시를 확인하였습니다. 가시는 반대쪽 식도도 찌르고 있어 식도에 손상을 계속 주고 있었습니다(그림 2 참고).
[ 그림 2 ] 생선 가시로 생각되는 이물이 식도에 박혀 있다.
이런 경우 응급상황으로 최대한 집중을 하여 식도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이물 제거용 기구를 사용하여 가시를 제거하였습니다(그림 3 참고).
[ 그림 3 ] 이물 제거용 포셉을 사용하여 식도의 가시를 제거하고 있다.
가시는 정말 크고, 길고 날카로웠습니다(그림 4 참고).
[ 그림 4 ] 생선 가시를 제거한 후 찍은 사진 : 3cm가 넘는 길이로 끝이 매우 뾰족하였다.
가시를 보고 놀랐지만 최대한 빠르게 손상을 입은 식도 부위를 치료하였습니다. 내시경을 다시 환자의 식도에 삽입한 후 구멍이 뚫린 부위에 대해 클립(clip)을 사용하여 구멍을 막고, 출혈이 있던 반대편 부위에도 클립을 사용하여 피나는 부위를 지혈하였습니다(그림 5 참고).
[ 그림 5 ] 생선 가시에 의해 식도의 뚫린 부분을 클립으로 막는 치료를 했다.
시술 후 환자는 명치 통증이 더 이상 없다고 고마워하였습니다. 제거한 가시를 환자와 보호자에게 보여주었고, 놀란 환자와 보호자에게 추가 설명을 하였습니다.
“조금만 늦게 왔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가시가 크고 길고 날카로워 조금만 더 늦었으면 찌른 부위에 염증이 심해져 패혈증이 생기고, 대동맥이 뚫릴 경우 환자의 목숨이 위험하였습니다. 시술이 잘 되어서 다행입니다. 현재 식사하는 건 어려워서 입원하여 항생제를 쓰고 영양수액을 맞아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심한 경우 발열이 있거나 식도에 손상이 커지면 위험할 수 있어 환자에게 문제가 없는지 꾸준히 확인을 하였습니다. 입원 후에도 다행히 열이 안 났고, 더 이상 통증이 없어 식사를 진행하였고, 환자는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무심코 급하게 먹은 생선으로 인해 생각지도 않은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생선 가시를 삼킨 것 같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생선 가시 삼켰을 때 똑똑한 대처법
첫째,
생선 가시가 목에 걸린 느낌이 들면 즉시 음식 섭취를 중단하고 침을 삼켜보거나 미온수를 마셔 자연스런 배출을 유도합니다.
둘째,
밥을 크게 삼키거나 억지로 뱉어내려는 행동은 오히려 가시를 더 깊이 박히게 하거나 식도를 긁어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세요.
위의 환자 또한 밥을 여러 차례 삼키면서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셋째,
이물감이 계속되거나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즉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침을 삼킬 때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질 때
•목에 뭔가 걸린 느낌이 하루 이상 지속될 때
넷째,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이비인후과보다는 소화기내과에 방문하세요.
•피가 섞인 침이나 가래가 나올 때
•숨쉬기가 힘들거나 가슴 통증이 느껴질 때
만약 이비인후과에서 생선 가시를 관찰할 수 없다고 한다면 빨리 응급내시경이 가능한 2차병원 또는 3차병원 소화기내과에 방문하세요. 야간이라면 2차병원 이상의 응급실에 방문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즐거운 식사 시간, 맛있는 생선을 빨리 먹겠다는 급한 마음으로 제대로 생선을 바르지 않고 먹었다가 큰 고생을 할 수 있습니다.
생선을 먹을 때는 꼭 큰 가시는 잘 제거하고 드셔야 합니다.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는 습관 또한 남녀노소 모두 중요함을 잊지 마세요.
전제혁 전문의는 췌장암, 담도암, 급성/만성 췌장염, 담석증 등을 전문으로 진료한다. 대한의사협회, 네이버 지식iN 우수 답변 의사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현재 화홍병원 소화기내과 센터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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