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AI 인프라 메일 한·영 병기 지침
삼성전자도 영어 기반 업무환경 강화 속도전
맞춤 설계·실시간 협업, '기술' 좌우 핵심 부상
HBM 제품 이미지. 사진=테크인사이츠 제공
[데일리한국 이보미 기자] 메모리 반도체 양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소통 전략으로 시장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무에 영어 사용을 늘려 글로벌 대응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I 인프라 조직은 최근 메일 작성 시 한글과 영어를 병기하는 지침을 구성원들에게 공지했다. 조직명에 영문 표기를 사용하고 일부 업무 시스템의 영문화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임원 회의에선 영어 닉네임 사용도 권고됐다.
AI 인프라 조직이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과 접점이 많은 부서인 만큼 영어 사용 환경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해당 부서는 전사 협업을 통해 AI 메모리와 차세대 제품 전략을 기획하고, 글로벌 대상 영업을 담당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영어 업무 환경 활성화 조치를 AI 인프라 조직에서 시범 운영한 뒤 앞으로 다른 부서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달 말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함께하는 더(THE) 소통행사'에서도 "영어를 일상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미국 비중은 높다. 회사의 작년 미국 매출은 66조8851억원으로 전체(약 97조원)의 68.9%를 차지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이 39~53% 수준이었다는 점을 보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사내 업무 영문화 이미지. 사진=챗GPT 생성
삼성전자도 일찌감치 사내 업무를 영문화하고 이를 확대하는 데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국내와 해외법인이 주고 받는 모든 문서를 영어로 작성하도록 하는 내용의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앞서 2023년 해외법인 내부 보고서와 회의 자료 등 문서를 영문화한 원칙을 확대 적용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내 파운드리사업부 등 일부 는 지난해부터 보고서와 회의 자료 등 문서는 물론 회의에서도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글로벌 인재들이 언어의 장벽 없이 역량을 발휘하는 동시에 임직원 간 소통과 협업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2022년 국내 직원은 해외법인에서, 해외법인 인력은 한국 사업장에서 근무할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STEP'을 도입하기도 했다. 또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포함한 영어·베트남어·러시아어·스페인어·중국어 등 총 7개 외국어 회화 시험 응시료를 연 2회 전액 지원하고 있다.
업계에선 반도체 기업의 이같은 움직임이 단순 인재 육성이나 복지 차원을 넘어선 '생존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에서 고객사별 맞춤 설계와 실시간 기술 협업이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어서다. 고객사의 요구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실행에 옮기는 소통 능력이 기술 경쟁력을 결정짓는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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