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미지센서 시장 1위 업체인 일본 소니가 대만 TSMC와 손잡고 차세대 이미지센서 공동 개발·생산 체제를 구축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애플 공급망 공략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 방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일본 경제지 닛케이 등에 따르면 소니는 전날 2025회계연도 실적 발표에서 TSMC와 이미지센서 분야 전략 제휴 계획을 공개했다. 양사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이미지센서 개발 및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차세대 센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합작회사는 소니의 완전 자회사인 소니 세미컨덕터 설루션이 과반 주식을 보유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일본 구마모토현 고시에 위치한 소니 이미지센서 공장 내부에 TSMC와 협력한 개발 설비 및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규 투자에는 일본 정부 지원이 전제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 세미컨덕터는 스마트폰 카메라와 자율주행차 등에 사용되는 CMOS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약 50%를 차지하는 절대 강자다. 특히 애플 아이폰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왔다.
다만 최근 애플이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채택을 검토·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AI 인프라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확보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닛케이는 "삼성전자가 AI 인프라 수요 확대의 수혜를 입는 메모리 반도체 강자로 부상하면서 공급망 협상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 스마트폰 카메라 시장을 넘어 로봇·자율주행차 등 ‘피지컬 AI’ 시장 주도권 경쟁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지센서는 AI 기기의 ‘눈’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부품으로 평가된다.
TSMC가 고객사와 제품 공동 개발·생산에 직접 나서는 사례는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제휴의 상징성도 크다. 업계에서는 TSMC가 차세대 AI 반도체 생태계에서도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센서 분야 최강자인 소니와 전략적 연대를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토키 히로키 소니그룹 사장은 실적 설명회에서 "TSMC와 협력을 통해 미래 기술 혁신 기반을 구축하고 센서 분야 세계 1위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반도체 사업 분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사가 직접 언급한 적 없는 억측"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동안 소니 반도체 사업은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게임·음악·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이유로 분리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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