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권대영 부위원장은 27일 울산·경남 지역에서 '국민성장펀드·지방우대금융 지역간담회'를 개최하고 지역 벤처기업과의 간담회 및 현장 방문 일정을 진행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오전 8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들어갔는데 이미 늦었더라고요."
22일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출시 첫날, 전국 은행과 증권사 앱은 동시에 터졌다. 판매 시작 10분 만에 일부 증권사의 온라인 물량이 소진됐다. 3주간 판매 예정이었던 6000억원짜리 펀드가 하루 만에 사실상 마감 수순에 들어선 것이다. 세제 혜택과 정부의 손실 선부담 구조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지만, 5년간 자금이 묶이는 구조와 원금 비보장이라는 부담도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이날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3주간 6000억원 규모로 선착순 판매에 들어갔다. 은행 10곳과 증권사 15곳 등 총 25개 금융회사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물량이 소진되면 조기 마감된다. 전체 판매 물량의 20%인 1200억원은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 가입자를 대상으로 우선 배정됐다.
출시와 동시에 '완판' 행렬이 이어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오전 8시 판매 개시 후 10분 만에 할당 물량을 모두 소진했고, 우리투자증권도 10분 만에 물량을 판매했다. 신한은행은 비대면 판매를 조기 마감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신청자가 몰리며 모바일 앱에 오류가 발생했다가 20분 만에 복구됐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님들의 높은 참여 속 온라인 국민 참여형 국민성장펀드 모집 한도가 모두 소진됐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로봇 등 12개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하는 정책형 상품이다. 국민 자금 6000억원에 정부 재정 1200억원이 후순위로 출자해 손실이 발생할 경우 최대 20% 범위에서 먼저 부담하는 구조다. 투자금 3000만원 이하에는 40% 소득공제가 적용되며, 투자 규모에 따라 최대 1800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배당소득에는 9%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자금 유입 기대는 곧바로 증시에 반영됐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54포인트 이상(4.9%) 급등하며 1160선을 돌파했다. 개장 33분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발동이었다. 바이오·IT 소재부품장비 업종이 특히 강세를 보였다. 펀드는 코스피에 10%, 코스닥과 비상장주식에 30%, 첨단전략산업에 60%를 투자하도록 설계돼 코스닥 수혜 기대감이 컸다.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9320억원을 순매수한 것도 지수 상승에 힘을 실었다.
◆ 5년 묶이는 돈·원금 비보장…뉴딜펀드 연 2%대 수익률 전례
흥행 열기와 별개로 리스크 점검은 필수다. 이 펀드는 만기 5년의 완전 폐쇄형 상품으로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다. 거래소 상장을 통해 매도할 수는 있지만 유동성이 낮으면 기준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할 수 있다. 3년 안에 매도하면 소득공제 혜택 상당 부분이 추징된다. 사실상 5년간 묶이는 자금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정부가 손실의 20%를 부담하더라도 그 이상의 손실은 투자자가 떠안는다. 비상장·벤처기업 투자 비중이 포함돼 있어 일반 펀드보다 위험이 높다. 과거 사례도 눈여겨봐야 한다. 유사 구조인 문재인 정부의 뉴딜펀드는 연평균 수익률이 2%대에 그쳤고 일부 상품은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물가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성장주 투자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번 펀드는 동일한 포트폴리오로 운용되며, 전용계좌 기준 1인당 연간 1억원, 5년간 최대 2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판매는 선착순으로 진행되며, 모집 한도 소진 시 일정과 무관하게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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