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녹색경제신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시가총액 약 239조원, 금일 기준)이 글로벌 빅테크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인공지능(AI)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면서 글로벌 자금 흐름이 재편되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넘어 전력망과 에너지까지 포함한 ‘실물 인프라 투자’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을 단순 기술 투자가 아닌 자산 배분 구조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초대형 운용사가 직접 인프라 투자에 나선 만큼, 향후 연기금과 국부펀드까지 참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블랙록, 54조원 데이터센터 투자 참여…“금융이 인프라를 산다”
블랙록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과 함께 약 400억달러(약 59조원) 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처럼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방식이 아니라, 지분 투자 형태로 인프라를 직접 확보하는 구조다.
국내 대형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데이터센터가 더 이상 부동산 자산이 아니라 전력과 결합된 핵심 인프라로 재평가되고 있다”며 “블랙록이 직접 참여한 것은 투자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 입장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며 “AI 인프라가 새로운 투자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MS, 전력 확보 선행…“AI 경쟁의 본질은 전기”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센터 확장에 앞서 전력 확보에 나선 상태다. 에너지 기업과 협력을 통해 전력 공급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전력망 병목이 현실화됐다. 아마존 AWS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건설에는 약 2년이 소요되지만, 전력망 연결에는 최대 7년이 걸린다.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전력 부족으로 투자 지연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AI 투자 경쟁은 결국 전력 확보 경쟁으로 귀결된다”며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는 데이터센터 투자 구조가 전력 중심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럽 전력망 병목…“938조 투자도 전력 없으면 집행 못해”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등 주요 빅테크의 AI 투자 규모는 약 6,350억달러(약 938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전력 부족이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전체 전력 소비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정책 변화까지 촉발하고 있다.
글로벌 IB 관계자는 “지금은 자금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전력망 확보 여부가 투자 집행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금융시장 해석…“AI 자금, 전력·에너지로 이동”
금융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을 구조적 자산 이동으로 보고 있다. AI 투자 확대가 데이터센터를 거쳐 전력과 에너지, 나아가 국가 인프라 투자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자금이 IT에서 인프라로 이동하는 초기 국면”이라며 “전력과 에너지 기업이 핵심 투자 자산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 영향…반도체·전력장비·방산 ‘동시 수혜’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흐름이 한국 기업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예상된다. 전력 인프라에서는 변압기와 송전 설비 수요 증가로 LS ELECTRIC,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이 주요 수혜 후보로 거론된다.
방산 분야 역시 간접 수혜가 예상된다. 유럽이 전력망과 에너지를 안보 자산으로 인식하면서 방산 투자 확대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정책 대응이 수혜 좌우”…정부 역할론 부각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 같은 글로벌 투자 흐름에서 실질적인 수혜를 얻기 위해서는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내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기업 경쟁이 아니라 국가 간 인프라 투자 경쟁”이라며 “전력망, 데이터센터, 에너지 정책을 패키지로 지원하지 않으면 글로벌 자금을 끌어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블랙록 같은 초대형 자금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한 만큼, 한국도 세제와 인허가, 금융 지원을 포함한 종합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I 시대, 자금은 인프라로 향한다”
블랙록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 행보는 AI 산업이 기술 경쟁을 넘어 전력과 에너지, 인프라 확보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제 시장은 AI 기업이 아니라 AI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 시설에 투자하고 있다”며 “전력과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가 글로벌 자금의 핵심 투자처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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