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사후 조정 절차를 통한 협상에 나선다. 핵심 쟁점은 비(非)메모리 사업부의 성과급 규모다.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한 상태다.
반도체 업계에서 촉발된 성과급 갈등이 자동차·IT·바이오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올해 노동 현장의 ‘춘투’ 분위기가 한층 격화되고 있다. 대기업 노조들이 영업이익의 20~30% 수준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강경 투쟁에 나서자, 재계에서는 최근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노조의 협상력을 키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과도한 확대 해석으로 보고 노사 자율 교섭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확정한 이후,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 배분’을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로, 현실화하면 반도체 생산 차질과 협력업체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기아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 수준 성과급을 요구했으며, 이는 약 3조 원 규모에 달한다. 카카오 노조 역시 영업이익의 13~15% 성과급을 요구하며 조정 신청을 했고, 결렬 시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가능성이 거론된다. LG유플러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도 각각 20~30%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재계는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 사례가 다른 대기업 노조들의 기대치를 높였고, 여기에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파업 부담이 줄었다는 인식이 겹치면서 교섭이 강경해졌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정부는 노란봉투법과 갈등을 직접 연결하는 데 선을 긋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란봉투법은 갈등을 없애는 법이 아니라 대화를 제도화한 법”이라며 “노사 문제는 자율 교섭 틀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성과 배분과 노동 가치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다만 삼성전자 등 주요 사업장의 협상 결과가 향후 대기업 노사의 성과급 기준과 교섭 관행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올해 노동 현장의 긴장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퀸 류정현 기자 |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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