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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섭식장애 아이에게 '살 안 쪘어' 말해줘도 될까요?

이 행사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교보생명, 사회연대은행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다음세대재단의 '돌봄&건강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섭식장애 아이에게 '살 안 쪘어' 말해줘도 될까요?

잠수함토끼콜렉티브, 전국 5개 도시에서 섭식장애 공개 Q&A 개최

"아이가 밥을 먹지 않으려 합니다. 병원에 데려가야 할까요?"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는데, 가족은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살 안 쪘어'라고 말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학교나 상담 현장에서 섭식장애가 의심되는 학생을 만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섭식장애는 더 이상 낯선 질환이 아니다. 거식증과 폭식증은 청소년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나며, 당사자의 몸과 마음, 가족관계, 학업과 직장 생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힌다. 그러나 한국에서 섭식장애를 처음 마주한 가족과 주변인은 여전히 가장 기본적인 질문 앞에서 막막해진다.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어떤 병원이나 기관을 찾아가야 하는지, 당사자에게 당장 어떤 말을 건네야 하고 어떤 말은 피해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잠수함토끼콜렉티브는 이러한 공백을 조금이나마 메우기 위해 오는 5월부터 7월까지 서울, 원주, 인천, 부산, 광주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섭식장애 공개 Q&A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섭식장애 문제를 고민해 온 가족, 교사, 상담자, 청소년·청년 지원 실무자, 당사자와 주변인, 그리고 이 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무료 행사다.

이번 공개 Q&A에는 25년간 섭식장애 환자와 가족을 돌봐온 안주란 백상식이장애센터 센터장이 함께한다. 행사는 강연 중심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사전에 제출하거나 현장에서 묻는 질문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섭식장애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가족과 주변인이 실제 생활에서 마주하는 상황(식사 거부, 폭식, 구토, 체중과 외모에 대한 집착, 병원 방문 거부, 학교생활의 어려움, 가족 간 갈등)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을지 함께 묻고 답하는 자리다.

이 행사의 기획에는 일본 지바현 섭식장애지원거점병원의 공개 Q&A 사례도 참고가 되었다. 지바현 섭식장애지원거점병원은 국립고노다이의료센터와 연결된 지원 체계 안에서 섭식장애 상담과 정보 제공을 수행하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현민 공개강좌를 열어왔다. 특히 2025년도 공개강좌에서 나온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 홈페이지에 공개함으로써, 시민들의 현실적 질문을 개인적 고민으로 두는 대신 공적 지식으로 축적하는 방식을 보여주었다.

일본의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섭식장애 지원이 병원 안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일본의 섭식장애 전국지원센터와 상담 핫라인은 당사자와 가족, 주변인의 상담에 대응하고,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지원으로 이어지는 통로 역할을 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섭식장애 전문 치료기관이 손에 꼽을 만큼 적고, 가족과 학교, 지역사회가 섭식장애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적 안내도 사실상 부재하다. 결국 당사자와 가족은 발병 초기부터 치료기관 탐색, 일상적 돌봄, 회복 과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질문을 혼자 감당하게 된다.

섭식장애는 단순한 생활습관이나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니다. "그냥 적당히 먹으면 되지 않느냐", "살 안 쪘다", "마음만 고쳐 먹으면 된다"는 말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당사자를 더 고립시킬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비난이나 설득이 아니라, 증상을 이해하고 위험 신호를 알아차리며 적절한 도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곁에서 안전하게 대응하는 일이다.

이번 전국 공개 Q&A는 지금껏 충분히 응답받지 못했던 절박한 질문들을 공적으로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가족, "학생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교사, "상담 현장에서 섭식장애가 의심되지만 전문기관으로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실무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어려움을 나누고, 대응의 실마리를 함께 찾아가는 자리다.

박지니 잠수함토끼콜렉티브 대표는 "섭식장애는 당사자와 가족이 고립된 채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는 아직 이 문제를 안전하게 묻고, 공적으로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너무 적다"며 "이번 공개 Q&A가 섭식장애를 더 쉽게 말하고, 더 안전하게 묻고, 필요한 도움으로 연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는 서울, 원주, 인천, 부산, 광주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서울 행사는 5월 17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원주 행사는 5월 31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인천 행사는 6월 14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부산 행사는 6월 28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광주 행사는 7월 12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된다. 구체적인 장소와 변경 사항은 신청자에게 개별 안내된다.

참가비는 무료다. 참가 신청은 온라인 신청 양식에서 할 수 있으며, 신청 양식은 링크(bit.ly/eds_qna) 또는 포스터에 삽입된 QR 코드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문의는 잠수함토끼콜렉티브 이메일(rabbitsubmarinecol@gmail.com)로 하면 된다. 섭식장애 관련 정보와 자료는 잠수함토끼콜렉티브 인스타그램(@rabbitsubmarinecol)과 유튜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행사는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교보생명, 사회연대은행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다음세대재단의 '돌봄&건강 비영리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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